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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중국은 왜 이 길을 가고 있는가

등록 2021-07-02 04:59수정 2021-07-02 09:22

중국 딜레마: 위대함과 위태로움 사이에서, 시진핑 시대 열전
박민희 지음/한겨레출판·1만5000원

14년 동안 중국을 취재·연구해 온 전문기자가 쓴 <중국 딜레마>는 시진핑 시대 중국의 특징을 ‘위대함과 위태로움’ 사이에서 찾고 있다. ‘동아 병부’라 조롱받던 가난한 농업국가였던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굴기했다. 첨단 기술력과 군사력도 약진하고 있다. 부강해진 중국은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 다가왔으니, 더는 서구식 모델은 필요치 않다고 선언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자의 희생을 전제로 한 중국 발전 모델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저자는 “심각한 불평등과 부패,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절망과 저항을 억눌러야 한다는 권력의 불안이 억압적 사회통제, 첨단기술 감시와 권위주의적 정치, 그리고 애국주의 선동과 강압적 외교로 표현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위대함과 불안이라는 중국의 명암을 모두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방법론으로 사마천의 <사기>에서 빌려온 ‘열전’의 방식을 채택, 20명의 인물 이야기를 통해 오늘의 중국을 들여다보고 있다.

1부에서는 시진핑 주석에 대해, 2부에서는 정치국 상무위원 왕후닝, 부총리 류허 등 시진핑 체제를 설계·운영한 관리들을 다루고 있다. 3부는 소수민족 문제, 4부에서는 인권변호사 왕취안장, 중국 페미니즘의 선구자 저우샤오쉬안 등 중국 사회를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민간 활동가들을 짚는다. 5부는 기업가들과 감시사회, 국가 자본주의를 다루었다. 이제 중국에 대해 할 말은 하고 한국의 원칙을 지키면서 공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저자는 본문에서 ’덩샤오핑 시대엔 인민들에게 일정한 자율성을 보장해 적극성과 열정을 끌어냈지만 시진핑 시대에는 지도자와 당이 진리를 모두 장악했다’라는 베이징의 한 학자의 말을 전한다. 그러면서 “공산당 내에서 개혁을 모색하는 목소리들, 더 나은 삶과 공정함을 요구하는 노동자와 농민의 각성, 시민사회의 성장 등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포용하면서 새로운 중국의 길을 만들어갈 여지도 있었지만 불안에 사로잡힌 권력은 그 길을 선택하지 못했다”라고 아쉬워한다.

우리 눈으로 중국의 오늘을 보려 했다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하지만 다수의 ‘보통’ 중국인들은 자신들의 체제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가, ‘박정희와 그 후계자들’과 맞서 싸우던 ‘한국 지식인의 경험과 잣대로 오늘의 중국을 재단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가’라는 의문은 남는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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