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와 자연의 권리를 위하여
강금실 지음 l 김영사 l 1만4800원 하늘과 바람, 나무와 강에게도 권리가 있을까. 인간 중심적 근대 법 체계가 지우고 있는 것은 자연이다. 자연의 권리를 인정하고자 하는 ‘지구법학’은 문명 전환의 중요한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존재가 있는 모든 곳에 권리가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1970년대 현재의 법 구조에서 자연이 권리가 없다고 판단하는 이유에 대해 물은 것이 시작이었다. 2006년 미국의 공익법률지원단체 환경보호기금(CELDF)이 폐기물 회사가 펜실베이니아 한 마을에 유독물질을 투기한 것을 자연의 권리 침해로 보고 이를 금지하는 법안을 냈고, 2017년 뉴질랜드 의회가 세계 최초로 자연인 왕거누이 강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법을 제정했다. 기후변화에 맞선 인류의 노력은 단순한 배출량 감축을 넘어 모든 생명의 권리를 인정하는 것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지구법은 설명한다. 환경·기후문제를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은 결국 개인과 문명의 세계관 전환일 수밖에 없다. 거대한 전환을 경험하지 않고는 자연과 인간의 공생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자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에코 피플’이다. 2015년 자신이 창립한 지식공동체 ‘지구와사람’에서 환경·생태 전문가들과 꾸준히 교류하며 기후위기 문제를 고민해왔다. 엘리트 코스를 성공적으로 걸어왔지만 “권력 중심 문화에 대한 고민을 해왔다”는 저자는 머리말을 통해 “삶의 무게를 버거워하고 세상의 속도를 따라가느라 급급해하기 전에 내 안의 갈망을 찾아 길을 나서며 마음의 행복을 찾아가는 길을 함께 만들어가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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