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Book] 홍순철의 이래서 베스트셀러

김초엽 지음 l 한겨레출판(2021) 2021년 늦가을 대한민국 서점가에는 김초엽 열풍이 불고 있다. 그야말로 ‘김초엽 앓이’다. <방금 떠나온 세계>(한겨레출판), <행성어 서점>(마음산책), <지구 끝의 온실>(자이언트북스)이 모두 주요 서점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라가 있다. 소설 분야로 압축해보면 10위권 이내에 3권이 자리하고 있다. 이 책들은 신간인데도 고른 판매량을 보인다. 한 작가의 책이 동시에 여러 권 출간되는 것도 신기한 일이고, 출간되는 책마다 모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것도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김초엽 작가를 향한 독자들의 기대가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할 수 있다. 또 다른 흥미로운 것은 <방금 떠나온 세계>는 ‘단편’ 소설집이고, <지구 끝의 온실>은 첫 ‘장편’ 소설이며, <행성어 서점>은 글과 그림의 조화로운 결합을 표방한 ‘짧은’ 소설집이라는 점이다. 김초엽이라는 세계를 이렇게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다는 것도 독자들 입장에서는 큰 행운이다. 김초엽이 김초엽의 방식으로 빚고 있는 김초엽의 세계는 거침없이 확장하고 있다. 그는 이미 세계적인 작가다. 한국 에스에프(SF)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허블)은 일본, 중국, 대만, 스페인 등에 판권이 팔렸고, 일본에서 이미 출간돼 독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얻었다. 이번에 출간된 신작들 가운데 <지구 끝의 온실>은 출간과 동시에 2백만 엔이 넘는 선인세를 받고 일본 최대 에스에프 출판사인 하야카와 출판사에 판권이 팔렸다. 다른 신작들 역시 세계 여러 나라에서 ‘러브콜’을 받는 가운데, 해외 출판 관계자들은 김초엽의 신간 출간 속도를 따라잡기 힘들다면서 연이은 베스트셀러 행진에 경이로움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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