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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삼프로TV가 역주행시킨 투자서…우리가 ‘뜨겁게 사랑’해야 할 것은?

등록 2022-01-07 04:59수정 2022-01-07 19:52

[한겨레Book] 홍순철의 이래서 베스트셀러
20년 전 출간 투자고전 유튜브채널 소개로 순위권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앙드레 코스톨라니 지음, 김재경 옮김 l 미래의창(2015) 

정프로, 이프로, 김프로가 진행하는 경제·증권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티브이(TV)’가 장안의 화제다. 작년 말 유력 대선후보들이 각각 출연해 주요 경제 정책에 대해 토론했는데, 정치권에서는 조회 수에 촉각을 기울이며 지지율과 연관 짓고 있다. “삼프로티브이가 나라를 구했다”는 표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질 정도로 유튜브 채널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했다. 삼프로티브이는 대선후보 지지율에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 주말 특집 ‘투자는 책과 함께’에 소개된 책들은 심심치 않게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르며 출판 시장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서점가에서 역주행으로 화제인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미래의창)는 2020년 3월 삼프로티브이에 소개된 이후 서서히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 목록에 진입하더니, 급기야 2022년 1월 첫째 주에는 최상위권에 올랐다. 2001년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된 책이 20년이 지난 지금도 ‘투자의 고전’으로 꼽히며 투자자들에게 커다란 사랑을 받고 있다. 투자의 최고 원칙이라고도 할 수 있는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라는 감각적인 책의 제목도 판매율 상승에 한몫하는 듯하다.

유튜브 삼프로TV 화면 갈무리
유튜브 삼프로TV 화면 갈무리

경제경영 분야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가 있는 책들 가운데 상당수가 신간 서적인 데 비해, 20년 전에 출간된 책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가 순위권에 올라가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출간된 지 제법 오래돼서 그런지, 300쪽을 넘는 분량에 정가 1만2000원으로 경제경영서 치고 가격이 상당히 착하다. 출판사는 2015년에 개정판을 출간했지만 고맙게도 정가에는 손대지 않았다.

주식, 부동산, 가상화페,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등 최근 들어 투자에 뛰어드는 개인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서점가에는 공부하는 투자자들을 위한 ‘투자서 열풍’이 불고 있다. 요즘 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책을 읽거나 유튜브 영상을 찾아 공부하고 투자에 나서는 만큼, 유튜브에서 투자 전문가들이 열을 올리며 소개한 책들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유튜브 검색창에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라는 책의 제목을 입력하면, 수십 개의 책 소개 영상이 따라 올라온다. 5분짜리 짧은 영상부터 1시간짜리 책 전체 요약 영상까지 분량도 다양하고, 개인 투자자부터 경제학자, 유명 인플루언서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앞다퉈 이 책을 소개하고 있다. 조회 수 10만회를 넘어선 영상들도 즐비하고, ‘주식 투자를 위한 필독서’ ‘내 인생을 바꾼 책’ ‘유럽의 워런 버핏’ 등과 같은 댓글이 달려 있다.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 외에도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국일증권연구소),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민음인) 등도 각종 유튜브 채널에서 ‘투자의 고전’이라고 언급하면서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감염병 시대 서점가의 투자서 열풍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개운치 않은 기분이 든다. 누군가 버는 사람이 있으면 분명 잃는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사회안전망이 붕괴하고 양극화가 극심해지면서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이럴 때 우리는 어떤 책을 함께 읽어야 할까. 우리가 뜨겁게 사랑해야 할 것은 돈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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