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외교혁명 제안
김준형 지음 l 크레타 l 1만7000원 우크라이나에서는 포성이 울리고 ‘스트롱맨’들이 적대적으로 공존하는 ‘대전환의 시대’, 한국은 어디로 가야 할까. 문재인 정부에서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국제정치학자 김준형 한동대 교수가 한국외교의 미래에 대한 제안을 <대전환의 시대, 새로운 대한민국이 온다>에 담았다. 한국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약소국 콤플렉스를 벗어던질 때가 됐고, 그래야 더 도약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한국은 경제력과 군사력 등 하드파워가 엄청나게 성장했고 한류를 포함한 소프트파워의 매력 역시 커졌다. 이제는 책임과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의 가장 큰 관심이 머무르는 곳은 한반도다. 일극 체제가 붕괴하고 다극 체제가 시작되는 지점에서, 요동치는 미-중 경쟁 사이에서, 한반도의 선택 기준은 남북한의 평화구축이어야 한다. 미-중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남북관계까지 긴장 구도에 놓인다면 북-중-러와 한-미-일의 대결구도가 되살아날 것이고, 대중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큰 어려움에 부닥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양자택일 상황에 떠밀려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사안별로 협력의 공간을 확대해가는 실사구시적인 접근이 바람직하다. 유럽·인도·아세안 등 제3지대와의 연대도 강화해야 한다. “부당한 평화도 아무리 정당한 전쟁보다 낫다”는 에라스뮈스의 경구는, 굴종의 평화라도 구걸하라는 뜻이 아니라 평화를 위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은 전쟁 비용에 비해 훨씬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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