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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섬진강 가에서 보낸 사계절 마음의 기록

등록 2022-04-29 04:59수정 2022-04-29 11:11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

김탁환 지음 l 해냄출판사 l 1만7800원

소설가 김탁환은 전남 곡성에 집필실을 마련하고 서울을 떠났다. “삶이 바뀌지 않고서는 글도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이제 ‘달문의 마음’이라 이름 붙인 섬진강 옆 집필실에서 초보 농부로 글 농사와 함께 논농사를 짓고 텃밭도 가꾼다. ‘달문’은 “평생 책 한권 읽지 못했으나 한없이 좋은 사람으로 잘살았던 조선 후기의 광대”다. 김탁환은 “중요한 것은 책이 아니라 책을 통해 가 닿을 사람의 마음”이라고 말한다. “책 없이도 그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책이 필요하다면 읽기도 하고, 쓰기도 하면서 마을 사람들과 정답게 살아보고 싶다”고 그는 생각했다.

산문집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는 그 첫 사계절 동안 내디딘 마음의 기록이다. 일주일에 사나흘씩 강과 들녘에서 자연을 관찰하고 생각하며 기록한 일상들과 <농민신문>에 연재한 칼럼을 엮었다.

<김탁환의 섬진강 일기>는 1월부터 12월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작가가 마주한 자연의 풍경과 그때 먹은 마음과 해야 할 일을 ‘인디언 달력’처럼 구성한다. 작가는 시금치를 솎으며 단어와 단어 사이의 적정한 거리를 생각하고, 못줄에 맞춰 모내기하며 논바닥에 글을 쓰는 듯한 기분으로 자신의 문장을 돌아본다. 섬진강 들녘에서 자연의 순환에 맞춰 마음먹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작가는 지금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미루지 말라고 속삭인다. “답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귀하고, 그 질문을 오래 곱씹으며 자신의 삶을 바꾸는 이는 더 귀하다. 인생의 문제들을 죄다 펼쳐놓고 이야기하다가 걷다가 먹다가 잠시 졸아도 좋으리. 단꿈 한 줌 잦아들 때까지.”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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