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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외로운 세상, 고민과 책을 함께 나누어요 [책&생각]

등록 2022-06-17 05:01수정 2022-06-18 17:02

우리 책방은요│지금의세상

지금의세상 전경.
지금의세상 전경.

“여긴 뭐 하는 곳이에요?”

5년 차가 된 서점이지만 아직도 듣는 질문입니다. 이곳은 사당동에 있는 치유서점이자, 주인장이 선정한 책 25종만 판매하는 큐레이션 서점 ‘지금의세상'입니다. ‘다섯 개 세상 속 다섯 가지 이야기'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시, 소설, 비문학 등 장르별로 책을 구분하지 않고 행복에 대한 갈망, 미래에 대한 두려움, 사랑에 대한 감정, 마음의 편안함, 지적 호기심이라는 다섯개 주제에 맞춰, 또 한 주제에 5권씩 총 25권만 판매하고 있습니다. 책은 ‘오각이'라고 불리는 오각형 테이블에 올려져 있어요.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냈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습니다. 제가 언제 책을 읽는지 떠올려 봤어요. ‘행복이란 뭘까?’라는 의문이 들 때, ‘지금 내가 가는 길이 잘 맞나?’라는 걱정이 들 때, 관계는 왜 이렇게 어려울까? 생각에 지칠 때, 더 깊이 알고 싶은데 하며 호기심이 생길 때 주로 책을 찾더라고요. 아마 많은 분이 저와 비슷하리라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의세상 한쪽에는 고민을 적어 붙일 수 있는 거울이 있답니다. 처음엔 휑했던 거울에 지금은 고민이 적힌 포스트잇이 바닥에 툭툭 떨어질 정도로 쌓였어요. 손님들이 남기고 간 고민을 읽다 보면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마음이 쓰라리기도 하고, 눈물이 맺힐 때도 많아요. 각자 다양한 모양으로 살아가지만 고민은 비슷비슷하더라고요. 책을 파는 공간을 만들었지만, 사람들의 고민을 수집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도 합니다. 서점 2년 차부터는 고민을 수집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해결할 힘을 기르도록 돕는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세상 입구.
지금의세상 입구.

‘동네골목콘서트’ 진행 중인 모습.
‘동네골목콘서트’ 진행 중인 모습.

지금의세상 내부 모습.
지금의세상 내부 모습.

지금의세상 내부 모습.
지금의세상 내부 모습.

고민을 대화하는 모임 ‘지금의살롱’ 진행 중인 모습.
고민을 대화하는 모임 ‘지금의살롱’ 진행 중인 모습.

고민을 대화하는 모임 ‘지금의살롱’ 진행 중인 모습.
고민을 대화하는 모임 ‘지금의살롱’ 진행 중인 모습.

지금의세상 내부.
지금의세상 내부.

‘동네골목콘서트’ 진행 중인 모습.
‘동네골목콘서트’ 진행 중인 모습.

서점을 열기 전 교육회사에 다니며 학생과 성인을 위한 인성교육 콘텐츠를 만들고 강의를 했는데, 조금 더 살아 있는 대화를 하는 공간에 대한 아쉬움이 지금의세상으로 이어졌어요. 많은 사람의 고민에 대해 ‘이 책을 읽으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으로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고민과 책을 연결해 소개했고, 수업과 다양한 모임으로 함께 읽고 공부하며 내면을 치유해 나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치유는 잘 채우기 위해서 잘 비우고 그 빈 공간을 좋은 것으로 채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비우고 채우는 순환의 과정. 누군가에겐 비우는 시간이, 누군가에겐 채우는 시간이 필요하겠죠. 그래서 더욱 한 명 한 명의 목소리와 삶에 적용할 수 있는 수업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어느 날 누군가 ‘왜 사람들이 서점에 오는 걸까요?'라는 질문을 했어요. 저는 ‘외로워서'라고 이야기했답니다. 저 역시 외로워서 서점이란 공간을 만들었거든요.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또 깊은 주제로 대화를 나눌 사람과 만나고 싶어서요. 각자도생, 개인주의 사회라고 이야기하지만, 혼자가 되고 싶어 혼자인 것이 아니라 함께할 사람을 찾기가 어려워서 그런 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당신은 무얼 고민하고 있는지, 어떤 사람을 만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언제든 지금의세상에 놀러 오세요.

글·사진 김현정 지금의세상 주인장

지금의세상

서울특별시 동작구 동작대로3길 41 1층

https://www.instagram.com/the_present_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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