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대체하려는 중국의 대전략
러쉬 도시 지음, 박민희·황준범 옮김 l 생각의힘 l 2만7000원 중국은 지금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경쟁자다. 하지만 지금까지 미국은 중국이 ‘대전략’을 가졌는지 그것이 어떤 내용일지 명확히 알지 못했다. 대전략을 한 국가가 생존과 번영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는 방법에 대한 이론으로 정의한다면 최근 중국이 보여주는 공세적인 모습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성격의 산물인가, 아니면 중국의 대전략의 산물인가. <롱 게임>은 냉전 이후 국제질서의 변화 속에서 중국이 어떤 대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해 왔는지와 이를 둘러싼 미-중의 ‘긴 게임’을 분석하고 있다. 현역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국장인 러쉬 도시가 쓴 책이어서, 오늘날 바이든 행정부가 펼치는 여러 대중국 정책의 기원과 방향을 살피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중국의 목표는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중화 민족의 부흥’을 달성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부흥’의 목표가 사실상 중국이 세계 최고 국가로서의 미국을 대체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은 이제 몸을 숨기고 때를 기다리는 단계(1989~2008년), 아시아 지역 패권의 기반을 구축한 단계(2009~2016년)를 넘어 2017년 이후부터는 글로벌 리더로서 미국을 대체하고자 하는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중국의 전략에 맞서 저자는 ‘대립’이라는 역효과를 내는 전략이나, 대타협을 옹호하는 타협주의자들을 비판하며 더 적은 비용을 들이는 미국의 비대칭적 대응책을 제시한다. 미국의 눈으로 바라본 중국의 대전략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저자는 이 혐의를 지우기 위해 중국의 자료를 통한 실증이라는 방법을 택했다. 신문사에서 각각 베이징과 워싱턴 특파원을 지내고 오랫동안 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온 현역 기자들이 번역해 신문기사를 읽듯 속도감 있게 읽힌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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