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사
리오넬 메시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축구 클럽의 흥망성쇠
사이먼 쿠퍼 지음, 서형욱 옮김 l 틈새책방 l 2만5000원
<바르사>는 현대 축구를 빚어낸 세 사람, 요한 크루이프와 리오넬 메시, 펩 과르디올라에 대한 이야기이다. 유럽의 축구산업, 스페인과 카탈루냐 문화, 경영의 심리학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최고의 스포츠 저술가의 한 사람으로 불리는 지은이 사이먼 쿠퍼는 <바르사>에서 위대한 클럽 에프시(FC)바르셀로나의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들이 한때 세계 축구를 지배할 수 있었던 비결을 추적한다. 에프시바르셀로나가 요한 크루이프의 철학을 바탕으로 최고의 클럽으로 발돋움하며, ‘클럽 그 이상’이라는 모토에 걸맞은 위대한 업적을 달성하고 칭송받다가 갑작스럽게 몰락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모든 게 잘 돌아갈 때는 바르사와 그 시스템이 정답처럼 보였는데 지금은 왜 오답으로 보이는 것일까. 기업이나 정치와 달리 축구는 퍼포먼스가 가장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축구를 본보기로 삼아 혁신하려는 기업은 무의미한 일을 하는 것이다. 사람을 교체해도 시스템이 돌아가는 기업이나 사회조직과는 달리 축구에서 메시와 같은 선수는 대체가 불가능하다. 한 사람의 퍼포먼스에 달린 일을 일반화해 다른 분야에 적용할 수는 없다. 축구는 대체 불가능한 선수들이 한다. 어떤 시스템도 결국 뛰어난 선수를 대체할 수는 없다.
에프시바르셀로나를 30년 동안이나 취재해 온 쿠퍼는 단순히 역사를 기록하는 것을 넘어 클럽 경영진과 ‘소시’(바르사 클럽 회원), 선수들과 축구계의 수많은 사람을 직접 인터뷰해 유럽 프로축구의 이면을 한 편의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들여다보게 해 준다. 2022년 영국 ‘올해의 축구책’.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