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은 왜 실패했는가?
이춘재 지음 l 서해문집 l 1만7000원 역대 어느 정권보다 검찰개혁을 강조했던 문재인 정권의 시도는 왜 실패했으며, 오히려 사상 초유의 ‘검찰정권’의 수립으로까지 이어졌을까. 지난 5년간 문재인 정권의 검찰개혁 과정을 지켜본 언론사 전 법조팀장, 사회부장 출신의 지은이가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검찰의 밀월, 반목, 충돌 과정을 직접 보고 들은 이들의 증언을 교차 검증해가며 이 의문에 대한 충실한 답변서를 썼다. <검찰국가의 탄생>은 기득권을 누려온 ‘정치검찰’이 막강한 수사권을 무기로 어떻게 직접 정치판의 선수로 등장하며 ‘검찰정치’를 완성하는지 그 경로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지은이는 수많은 사건과 어록이 어지럽게 난무하는 이 주제를 인사의 실패, 놓쳐버린 개혁의 시간, 민심의 이반이라는 세 가지 틀을 사용해 재구성한다. 박근혜 탄핵 촛불시위 당시 국정농단의 공범으로 지목된 검찰이 촛불정부를 자임한 문재인 정권에서 ‘정의로운 칼잡이로’ 부활하게끔 한 이들은 누구인지, 촛불정부가 개혁의 골든타임인 정권 초기 2년을 허무하게 날려버린 까닭과 검찰개혁에 지지를 보냈던 여론이 돌아서게 된 변곡점은 어디였는지 등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이와 함께 ‘검찰 받아쓰기’와 ‘검찰발 단독’에 오랫동안 길들어져 검찰을 제대로 견제 못 한 언론의 책임도 짚는다. 검찰정권은 검찰개혁의 실패가 낳은 부산물이다. 그럼 ‘법 기술자’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제대로 된 검찰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어디서부터 길을 잘못 들었는지 되짚어보고, 거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은이가 이 책을 쓴 이유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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