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완 2주기 앞두고 추모집 발간
노동·농민·빈민 활동가들 회고글
투사 이면의 따뜻한 면모 부각
선생을 거울삼겠노라는 각오도
노동·농민·빈민 활동가들 회고글
투사 이면의 따뜻한 면모 부각
선생을 거울삼겠노라는 각오도
2016년, 세월호 참사 유족들과 함께한 백기완 선생(앞줄 가운데). 사진 채원희, 돌베개 제공
우리가 백기완이다!
여럿이 함께 씀, 백기완노나메기재단 엮음 l 돌베개 l 1만9000원 “이봐! 기죽지 말고 배짱을 가져. 당당하게 자신 있게 살어!” 세종호텔 노동조합 지부장 고진수가 백기완 선생에게 처음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 선생이 들려준 덕담이다. 백기완 선생 2주기(2월15일)를 앞두고 나온 추모집 <기죽지 마라>에서는 고진수와 비슷한 고백을 여럿 만날 수 있다. 기륭전자 해고노동자 출신인 김소연, 전 케이티엑스(KTX) 열차승무지부 지부장 김승하가 마찬가지로 ‘기죽지 마라’고 했던 선생의 격려를 회고한다. 심지어는 생전에 백 선생을 직접 만난 적 없는 조선소 하청 노동자 유최안 역시 ‘기죽지 마라’는 말로 선생을 기억한다. “선생님! 만나 뵐 순 없었지만 ‘기죽지 마라!’ 그 한마디 감사했습니다.” <기죽지 마라>에는 노동운동과 농민운동, 빈민운동 활동가 등 38명의 글이 묶였다. 당대의 가장 치열한 싸움 현장을 담은 글들이어서, 엮은이의 말대로 “21세기 한국 노동운동사”라 할 법하다. 4부로 나뉘어 실린 글들을 읽다 보면 백기완 선생이 우리 사회 고난과 투쟁 현장을 살뜰히 챙기고 함께했다는 사실에 우선 놀라게 된다. 해고와 죽음,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투쟁, 용산과 세월호 참사, 농성과 오체투지 등에 그는 늘 함께했고 말과 행동으로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제 기억 속에서 가장 어둡고 절망적인 상황을 떠올릴 때면 백기완 선생님이 그 자리에 함께하십니다.”(세월호 참사 단원고 고 오영석 군의 어머니 권미화) “도포 자락을 휘날리며 우리에게 걸어오신 그분은 좌충우돌하며 투쟁하는 우리를 안타까워하시며 위로해 주셨다.”(김승하)
2015년, 백남기 농민의 쾌유와 민중 생존권 사수를 위한 행진에 참여한 백기완 선생(앞줄 가운데, 흰 점퍼에 목도리 차림). 사진 채원희, 돌베개 제공
백기완 선생이 2017년 창경궁에서 손짓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채원희, 돌베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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