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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30만명이 끌린 1% 다른 제목의 힘

등록 2006-06-08 21:01수정 2006-06-09 14:57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베스트셀러 들여다보기/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

결과가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고 해서 그 과정도 엄청나게 다른 것은 아니다. 합격과 불합격은 1문제를 더 맞춘 차이일 수 있고, 게으르다고 찍히는 것과 부지런하다고 인정받는 것의 차이는 단 한번의 지각 때문일수도 있다.

인간관계가 술술 풀리는 사람과 풀리지 않는 사람의 차이도 마찬가지다.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는 바로 이런 사소한 차이의 중요성이 인간관계를 바꿔놓는다는 것을 강조하는 책이다. 팔리는 책과 안팔리는 책의 차이도 아주 작은 것 때문일텐데, 이 책은 제목처럼 그런 작은 차이로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반년 동안 30여만부가 팔리는 대성공을 거뒀다.

책의 내용은 남들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이 되는 법들을 소개하는 게 전부이며, 그 방법들은 굳이 설명할 필요도 없어 보일만큼 누구나 아는 것들이다. ‘첫인상이 중요하다’, ‘옷차림이 괜찮아야 대접을 잘받는다’, ’아쉬울 때만 찾지 말고 지속적으로 만나야 정이 든다’, 심지어 ’유머감각이 있어야 인기가 좋다’까지! 구체적인 조언들도 비슷하다. ‘모르면 모른다고 말하라’,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와달라고 부탁하자’…. 책이 전하는 메시지 가운데 독자들이 몰랐을 법한 것은 찾기 힘들다.

이런 당연한 이야기를 설명하는 데에 차이가 있다. 그 근거로 실제 심리학자들이 했던 각종 실험결과를 함께 보여준다. 그리고 심리학에서 말하는 온갖 ‘법칙’과 ‘효과’들로 설명한다. 너무나 당연한 일상의 지혜를 과학적 근거로 포장해 믿을만하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가까이 있을수록 사람들이 서로 친해지는 것’을 ‘근접성의 효과’라고 표현하고, 남들과 ‘뒷담화’를 해서 감정을 푸는 것을 ’정서적 환기효과’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거의 모든 자기계발서들은 성공한 사람들을 표준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모델이 실제 독자들에게는 무척 어렵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루를 길게 쓰고, 주말을 활용해야 자기를 계발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다만 그걸 하기 어려워 포기할 뿐이다. 누구나 아는 것을 소수는 독하게 실천해 성공하지만, 대다수는 실천하지 못해 평범한 보통사람으로 남는다.

지은이 이민규 교수는 그렇게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차이가 실로 엄창난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것이라고 역설하고, 공감할 수 있게 격려하는 것이 장기이자 강점이다.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난 뒤 ‘나는 역시 안돼’라고 위축되는 독자들에게 “사흘마다 작심삼일을 계속하면 습관이 된다”(앞선 책 <1%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에서)며 변화를 유도하는 식이다. 이 책에서는 “99%를 이해하지만 한 가지도 실천하지 않는 사람보다 1%밖에 이해하지 못해도 그걸 실천하는 사람이 원하는 곳에 더 먼저 도달한다”고 격려한다.


심리학책이 쏟아져나오는 요즘, 이 책이 그런 흐름에 충실히 따르면서도 이른바 ‘포지셔닝’에서 차별화한 것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심리학자가 쓴 책이면서도 심리학책이 아니라 자기계발서로 성격을 규정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성공의 1등 공신은 역시 잘 지은 제목. 이 교수의 전작을 따라 ‘1%’를 앞세워 브랜드화한 제목은 출판계에서 ‘120점짜리’로 평가받는다. 제목에서 다른 심리학책이 모두 ‘호감’ ‘매력’을 열쇳말로 내세우는 것과 달리 ‘끌림’, ‘끌리는 사람’이란 새로운 단어로 바꾼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공비결이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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