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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미완의 혁명’ ‘미완의 시대’ 우리 얘기네요

등록 2007-01-11 15:27수정 2007-01-16 15:58

18.0˚가 독자에게

이번 호에 실린 역사학계 두 거장의 얘기가 폐부를 찌른다.

자신이 살아낸 20세기를 “가장 별스럽고 끔찍한 한 세기”라고 했던 영국의 마르크스주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자서전 <미완의 시대>에서 “성배를 포기할 때 우리는 스스로를 포기하는 것”이라는 ‘아더왕 이야기’의 한 구절을 앞세운 뒤 반문한다.

“자유와 정의라는 이상 없이, 자유와 정의를 위해 생명을 바친 사람들 없이 인류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

독일 역사학자 볼프강 몸젠은 <원치 않은 혁명, 1848> 서문에서 소망했다.

“이 책이 민주주의 질서 속에서 태어나 때로는 그 질서를 당연하게 주어진 것으로 간주하는 젊은 세대에게 오늘날 우리가 향유하고 있는 자유로운 정치 사회 질서가 어떤 중대한 희생을 치루며 쟁취된 것인지를 알 수 있도록 해주면 좋겠다.”

자유와 정의라는 이상을 위해 생명을 바친 사람들 덕에 인류가 살아갈 수 있다는 홉스봄의 얘기나 수많은 사람들이 피와 땀을 흘려 쟁취한 덕에 지금 우리가 자유로운 정치 사회 질서를 향유하고 있다는 몸젠의 얘기는 상통한다.

6월항쟁 20년돌을 맞은 한국사회는 여전히 역동적이며 무한한 잠재력을 잉태하고 있다. 하지만 한 켠으로 피로기색 또한 역력하다. ‘생명’과 ‘중대한 희생’을 바치며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라는 ‘성배’를 찾아 떠난 사람들의 얘기는 산업화의 공적을 가로채려는 얄팍한 무뢰배들 얘기로 각색돼 냉소에 부쳐지고 있다. 그들이 그런 대우를 받아 마땅한가?


조일준 기자가 기사 말미에 위에 인용한 몸젠의 서문 구절을 떠올리며 다음과 같이 지적한 얘기는 되새겨야 마땅하다.

“지은이가 머리말에 쓴 한 구절은, 이 책의 의도를 넘어, 시공간에 상관 없이, 후대가 역사와 대면하는 하나의 태도로 해석되어야 마땅하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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