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여성 영적 리더십’ 비소설 독자 유인

등록 2007-11-16 22:19

〈포르토벨로의 마녀〉
〈포르토벨로의 마녀〉
베스트셀러 읽기 /

〈포르토벨로의 마녀〉
파울로 코엘료 지음·임두빈 옮김/문학동네·1만1000원

파울로 코엘료는 수십만 명의 고정독자를 거느리는 흥행 작가다. 밀리언셀러 <연금술사> 이후 나온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11분> <오 자히르> 등은 모두 베스트셀러가 됐다. 독자층도 20대 여성 독자를 중심축으로 하여 초등학생부터 60대 할아버지까지 넓게 퍼져 있다고 한다. 한 달여 전에 나온 그의 신작 <포르토벨로의 마녀>도 지금까지 10만 부가 팔리면서 그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하나를 더 보탰다.

그의 책이 잘 팔리는 이유는 2000년대 들어 우화형 자기계발서가 인기를 끈 것과 맥락이 통한다. 단순하고 교훈적인 메시지의 뼈대에 독자가 감정이입하기 쉽도록 이야기의 살을 붙인 우화형 자기계발서는 외환위기 이후 무한경쟁 시대로 내몰린 직장인들에게 각광받았다. 그런 면에서 코엘료의 작품은 독자층을 한껏 넓힌 소설형 자기계발서라고 할 수 있을 듯하다. 자신의 꿈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양치기 산티아고의 이야기를 다룬 <연금술사>의 주제는 ‘당신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당신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는 것인데, 작가는 이후 나온 작품들에서도 비슷한 주제를 변주해 보여준다.

자기계발의 뿌리가 다분히 종교적인 색채를 띤 영적인 치유와 깨달음에 있다는 건 그의 소설이 지닌 특장이다. 작가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치유와 명상의 세기’라는 21세기의 흐름을 잘 타고 있는 셈이다.

<포르토벨로의 마녀>는 작품 속에서 “21세기를 살아가는 22세기 여자”로 정의되는 ‘아테나’라는 여성의 삶을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하고 있다. 아테나는 루마니아에서 집시의 딸로 태어나 레바논의 한 가정으로 입양돼 자란다. 그는 영적인 지도자로 성장해 대규모 집회를 열면서 이교도 집단의 주동자 혐의를 쓰고 ‘마녀’로 낙인찍힌다. 작가는 소설 후기에 작품을 통해 ‘신의 여성성’을 탐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모성의 근원과 그 본질을 탐구하고 싶었고, 이 사회가 왜 신의 여성성을 속박해왔는지 묻고 싶었다. … 나에게 마녀란, 직관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통제하는 여성, 자신을 둘러싼 것들과 대화를 나누는 여성,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여성이다.”


이번 작품에는 특히 직장과 사회에서 여성적인 리더십을 모색하는 부분이 두드러진다. 아테나의 주변 인물들이 그를 통해 영적인 가르침을 얻고, 직장의 생산성을 높이는 과정이 세밀히 묘사돼 있다. 아테나가 은행에서 일할 때 동료 직원들에게 춤을 통해 영적으로 성장하는 법을 가르치고, 결국 그 지점은 추가 비용 없이 생산성을 높인 모범 지점으로 인정받아 지점장은 본사 임원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기에 이른다.

책을 책임편집한 문학동네 박여영 차장은 “코엘료 소설의 독자들은 고정적인 소설 독자층이 아닌 이들이 대부분”이라며 “이전 작품들은 문학적 감식안으로 소설을 보는 독자들로부터는 혹평을 받기도 했지만, 이번 책은 메시지의 전달이라는 측면과 문학성이 골고루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일주 기자 pear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정우성 득남’ 소식이 쏘아올린 작은 공 1.

‘정우성 득남’ 소식이 쏘아올린 작은 공

‘정년이’ 큰일 했다…여성국극 연일 매진, 신작 제작도 활발 2.

‘정년이’ 큰일 했다…여성국극 연일 매진, 신작 제작도 활발

‘30년 우정’ 서촌화가 김미경·얼굴화가 정은혜의 2인전 3.

‘30년 우정’ 서촌화가 김미경·얼굴화가 정은혜의 2인전

친자 인정한 정우성…29일 청룡영화제 예정대로 참석 4.

친자 인정한 정우성…29일 청룡영화제 예정대로 참석

아름다움을 좇는 구도자, 세븐틴 디에잇의 ‘멋’을 질투하다 5.

아름다움을 좇는 구도자, 세븐틴 디에잇의 ‘멋’을 질투하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