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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세상의 모든 아이들 행복할 권리 있다

등록 2007-11-23 20:19

〈세상의 아이야, 너희가 희망이야〉
〈세상의 아이야, 너희가 희망이야〉
읽어보아요 /

〈세상의 아이야, 너희가 희망이야〉
베르나르 베르베르 외 지음·넬리 비슈 드 베르 그림·조은미 옮김/푸른나무·8500원

“우리가 대단한 일을 해낸 것이 아니다. 이야기를 써서 세상을 구하겠다는 것이 이상주의적이고 우습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단 한 사람도 구할 수 없을 것이다.” <세상의 아이야, 너희가 희망이야>의 머리말의 한 글귀는 우리를 뜨끔하게 만든다. 우선 11월 20일은 아동권리의 날, 19일은 아동학대예방의 날이란 걸 몰랐거나, 알아도 다시 한 번 마음다짐을 한 이들이 그리 많지 않으니! 게다가 세상은 판타지나 마법에 빠진 듯 출판시장이 지독한 불황인데도 서양의 마법 소년이 나오는 책은 대형문고나 인터넷 서점의 한가운데에 바벨탑처럼 쌓여서 아이들을 유혹한다. 산타 할아버지도 그 기세에 눌릴 판이다.

그런데 아이들이고 어른이고 사회의 춥고 어두운 그늘과 골목 안에서 젖은 눈으로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 그리 관심 둘 여유가 없을 거다. 물질만능과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 시스템 안에서 ‘경제적 빈곤’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교육의 기회,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마음, 먹고 잠자고 할 수 있는 인간 최소한의 권리, 제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 어린이로서 당연히 보호받을 권리 등등 모든 것을 박탈하는 기막힌 기회(?)이자, 미래의 꿈마저 짓밟아버리는 악마의 발바닥 같기도 하다. 이러한 빈곤 대물림과 그 악순환은 더욱 가속될 터인데, 돈뭉치가 아닌, 책 한 권이 무엇을 변화시키며, 누구를 움직일 수 있을까? 여기서 문학의 존재 이유와 힘을 생각하게 된다. 문학은, 책은 전쟁터의 무기처럼 피흘림과 죽음을 담보로 하지 않으면서도 세상을 변화시키고, 사람을 움직이며, 제도를 바꾸고, 나뉜 것을 하나 되게 하고, 미래를 희망 차게 한다.

그러기에 이 추운 겨울에 나온 소박한 책 한 권이 소중하게 생각된다. 강요하거나 설교하지 않으면서도 우리의 마음을 흔들고 손과 발을 움직이게 하는 열 편의 이야기는 현실직시의 정직한 눈과 그 현실 속에서 어떻게 함께 살아가야 하는지를 생각하고 고민하며 실천해 나갈 수 있는 행동하는 가슴을 갖게 한다. 감히 마법사 소년이 흉내낼 수 없는 진짜 ‘능력’이라고 말하면 과한 걸까.

노경실/작가 ksksn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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