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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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단행본 출판사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는 전국 주요 대형서점과 온라인 서점 11곳의 도서 판매 현황을 집계해 매주 베스트셀러 순위를 발표한다. 이번주에 나온 1월 둘째 주 순위에서 한국 소설은 종합 20위 안에 세 권을 진입시켰다. 종합 3위를 차지한 공지영씨의 〈즐거운 나의 집〉을 필두로 박완서 〈친절한 복희씨〉(7위), 황석영 〈바리데기〉(11위)가 뒤를 받쳤다. 지난주 20위에 턱걸이했던 김훈씨의 〈남한산성〉은 아깝게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조앤 롤링의 〈해리포터〉 마지막권을 비롯해 베르나르 베르베르, 파울로 코엘료, 호아킴 데 포사다 같은 외국의 쟁쟁한 베스트셀러 작가들 틈바구니에서 일궈낸 성과였다. 최근 몇 년 새 한국 소설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던 터에 이 책들의 선전은 한국 문학의 중흥을 조심스럽게 점쳐 볼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즐거운 나의 집〉은 네 권 가운데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이다. 11월 하순에 출간되어 한 달 반 만에 15만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출판사 푸른숲의 유은영 팀장은 “초기 판매 속도는 지금까지 푸른숲에서 낸 공지영 작가의 책 가운데 가장 빠르다. 대기 독자가 그만큼 많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즐거운 나의 집〉이 신문에 연재될 때부터 화제를 낳았던 만큼 책으로 나오기를 기다린 독자가 많았다는 뜻이다.
〈즐거운 나의 집〉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작가 자신의 체험에 바탕을 두고 쓴 자전적 소설이다. 세 번의 이혼 끝에 성이 다른 세 아이를 데리고 사는 삶이 그 체험의 핵심 내용이다. 이 예외적인 삶의 어떤 점이 독자들에게 먹혀들었던 것일까.
“‘작가의 말’을 읽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사실이지만 그녀에게도 성이 다른 세 아이가 있다고 한다. 조금은 놀라운 이 사실을 스스럼없이 밝히며 이야기하는 작가의 담대함과 당당함이 오히려 책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baola’라는 아이디로 인터넷상에 서평을 쓴 한 독자의 반응이다. 작가가 독자 사인회에서 만난 20대 중반의 한 여성은 자신의 어머니 역시 작가와 비슷한 삶을 살았다면서 “그동안은 그런 엄마를 부끄러워했는데, 책을 읽고서 더는 엄마를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단다. 유은영 팀장 역시 “남의 집 이야기가 아니라는 반응이 많았다”며 “처음 보기에는 특별한 것 같지만, 읽어 보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즐거운 나의 집〉은 작가의 앞선 소설들과 달리 유머와 웃음의 요소가 두드러진다. 유 팀장은 “기존의 공지영 소설이 다소 어둡고 우울해서 독자들을 울렸는데, 이 책은 밝고 명랑해 보이면서도 공지영 소설의 본질이랄까 작가정신을 유지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즐거운 나의 집〉은 현재 영화 및 드라마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제까지 90만부 가량 팔린 작가의 전작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 이어 〈즐거운 나의 집〉이 또 하나의 대형 베스트셀러가 될지 주목된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작가의 말’을 읽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사실이지만 그녀에게도 성이 다른 세 아이가 있다고 한다. 조금은 놀라운 이 사실을 스스럼없이 밝히며 이야기하는 작가의 담대함과 당당함이 오히려 책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baola’라는 아이디로 인터넷상에 서평을 쓴 한 독자의 반응이다. 작가가 독자 사인회에서 만난 20대 중반의 한 여성은 자신의 어머니 역시 작가와 비슷한 삶을 살았다면서 “그동안은 그런 엄마를 부끄러워했는데, 책을 읽고서 더는 엄마를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단다. 유은영 팀장 역시 “남의 집 이야기가 아니라는 반응이 많았다”며 “처음 보기에는 특별한 것 같지만, 읽어 보면 우리 모두의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즐거운 나의 집〉은 작가의 앞선 소설들과 달리 유머와 웃음의 요소가 두드러진다. 유 팀장은 “기존의 공지영 소설이 다소 어둡고 우울해서 독자들을 울렸는데, 이 책은 밝고 명랑해 보이면서도 공지영 소설의 본질이랄까 작가정신을 유지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즐거운 나의 집〉은 현재 영화 및 드라마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이제까지 90만부 가량 팔린 작가의 전작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 이어 〈즐거운 나의 집〉이 또 하나의 대형 베스트셀러가 될지 주목된다.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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