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SF〉
장르소설 읽기 /
〈해피SF〉
행복한책읽기 편집부 지음/행복한책읽기·1만2000원 연예인을 좋아하게 되면 신상명세는 물론 그 사람과 관련된 시시콜콜한 정보들에도 흥미가 동하기 마련이다. 혹은 클래식 음악이나 바로크 회화처럼 어느 특정한 분야에 빠져들게 되어도 그 배경이 되는 이런저런 지식들에 귀가 솔깃해진다. 그렇다면 에스에프라는 장르에 새롭게 몰입하게 된 한국의 독자는 어디서 그런 ‘에스에프 잡학상식’의 욕구를 채울 수 있을까? 아직 에스에프 전문 잡지가 없는 현실에서 가장 좋은 선택은 바로 〈해피SF〉이다. 애초에 연간지를 표방했던 이 에스에프 전문 무크는 열악한 시장 상황 때문에 ‘격년간지’라는 궁색한 처지에 놓인 채 여전히 통권 2호에 머물러 있지만, 한국 독자들을 위한 맞춤형 에스에프 가이드북으로서 손색없는 면모를 지니고 있다. 우선 〈해피SF〉는 해외의 쟁쟁한 에스에프 작가들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창구 구실을 한다. 1호에서 선을 보였던 테드 창은 나중에 작품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출간되면서 곧장 모든 에스에프 독자들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고, 지금은 에스에프의 테두리를 넘어 주류 문학의 독자나 평론가들에게까지 새로운 이야기의 지평을 열어 보이는 작가로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다. 또 2호에서는 전통적인 에스에프의 개념에 충실한 스페이스 오페라의 대가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의 작품을 역시 국내 처음으로 수록하여 신작을 향한 팬들의 갈증을 덜어주었다. 그러나 〈해피SF〉가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구실은 바로 국내 에스에프 작가들에게 발표의 장을 제공한다는 점일 것이다. 아직까지 창작 에스에프라면 복거일과 듀나 정도만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해피SF〉에는 2000년 이후 새롭게 등장한 신진 작가들의 패기 넘치는 작품들이 꾸준히 수록되고 있다.
〈해피SF〉는 또한 에스에프 문화에도 지면을 할애하고 있으며, ‘북한의 과학소설’처럼 학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주제도 꼼꼼히 살피고 있다. 한편으로는 에스에프 문예공모전에 대한 세심한 분석을 통해 작가 지망생들에게 생생한 정보도 제공하고, 독자들이 출간을 희망하는 ‘에스에프 베스트 20’처럼 현장의 목소리로 가감 없이 전달한다. 그러나 가장 돋보이는 것은 ‘국내 출간된 에스에프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과감한 제목의 권말부록이다. 이는 국내에 출간된 모든 에스에프(로 간주할 수 있는 도서)가 총망라된 목록으로서, 그야말로 팬의 열정이란 어떤 것인가를 보여주는 대단한 노력과 정성의 산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의 대표적인 에스에프 ‘빅 네임 팬’ (big name fan) 중 한 명인 김태영이 정리한 이 80쪽이 넘는 방대한 자료 목록은 앞으로 에스에프 마니아는 물론, 과학소설을 연구하려는 그 누구에게도 든든한 바탕이 되어 줄 것이다.
박상준/월간 〈판타스틱〉 편집위원
psj@fantastique.co.kr
행복한책읽기 편집부 지음/행복한책읽기·1만2000원 연예인을 좋아하게 되면 신상명세는 물론 그 사람과 관련된 시시콜콜한 정보들에도 흥미가 동하기 마련이다. 혹은 클래식 음악이나 바로크 회화처럼 어느 특정한 분야에 빠져들게 되어도 그 배경이 되는 이런저런 지식들에 귀가 솔깃해진다. 그렇다면 에스에프라는 장르에 새롭게 몰입하게 된 한국의 독자는 어디서 그런 ‘에스에프 잡학상식’의 욕구를 채울 수 있을까? 아직 에스에프 전문 잡지가 없는 현실에서 가장 좋은 선택은 바로 〈해피SF〉이다. 애초에 연간지를 표방했던 이 에스에프 전문 무크는 열악한 시장 상황 때문에 ‘격년간지’라는 궁색한 처지에 놓인 채 여전히 통권 2호에 머물러 있지만, 한국 독자들을 위한 맞춤형 에스에프 가이드북으로서 손색없는 면모를 지니고 있다. 우선 〈해피SF〉는 해외의 쟁쟁한 에스에프 작가들을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창구 구실을 한다. 1호에서 선을 보였던 테드 창은 나중에 작품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가 출간되면서 곧장 모든 에스에프 독자들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고, 지금은 에스에프의 테두리를 넘어 주류 문학의 독자나 평론가들에게까지 새로운 이야기의 지평을 열어 보이는 작가로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다. 또 2호에서는 전통적인 에스에프의 개념에 충실한 스페이스 오페라의 대가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의 작품을 역시 국내 처음으로 수록하여 신작을 향한 팬들의 갈증을 덜어주었다. 그러나 〈해피SF〉가 담당하는 가장 중요한 구실은 바로 국내 에스에프 작가들에게 발표의 장을 제공한다는 점일 것이다. 아직까지 창작 에스에프라면 복거일과 듀나 정도만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해피SF〉에는 2000년 이후 새롭게 등장한 신진 작가들의 패기 넘치는 작품들이 꾸준히 수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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