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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4월 26일 잠깐 독서

등록 2008-04-25 19:02

〈당신 옆의 소시오패스〉
〈당신 옆의 소시오패스〉
■ 양의 탈 쓴 ‘양심 결핍증’ 판독법

〈당신 옆의 소시오패스〉

사람들은 알고 보면 착하다는 나름의 ‘신념’이 가끔씩 헷갈릴 때가 있다. 특히 천사의 얼굴을 하고 뒤통수 치는 이를 만났을때, 이 신념을 곱씹으며 마음을 가라앉히지만 찜찜함은 여전하다. 태연하게 무고한 사람을 괴롭히고, 남의 인생을 망치면서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냉혈한’을 어디까지 이해해야 할까. 지은이의 답은 간단하다. 이해하지 말고 피하라는 것이다. 심리학자이자 정신의학과 강사인 지은이는 이들을 행태를 ‘양심’의 영역에서 해석해낸다. 지은이는 여섯 번째 감각인 직관에 이어 양심을 인간의 7번째 감각으로 설명한다. 사람들 대부분은 감정적인 애착에 기초한 의무감(양심)을 갖고 있지만, 양심이 형성되지 않은 이들 역시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소시오패스는 이런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지은이에 따르면, 소시오패스의 수는 거식증(3.34%)과 정신분열증 환자(1%)보다 많은 4%에 이른다. 문제는 소시오패스들이 지독하게 매력적이란 점이다. 뛰어난 외모·언변 등 ‘치명적 매력’으로 무장해제시킨 뒤 잇속을 챙기니 당할 재간이 없다. 지은이가 제시하는 소시오패스 ‘감별법’부터 ‘대처방안’까지 꼼꼼히 읽고 나면, 애정과 분노, 죄의식까지 골고루 느낄 줄 아는 자신이 대견하게 느껴진다. 마사 스타우트 지음·김윤창 옮김/산눈·1만3000원.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 폭력보다 강한 비폭력


〈폭력 없는 미래〉
〈폭력 없는 미래〉
〈폭력 없는 미래〉

1940년 어느 날, 인도의 젊은이가 간디에게 물었다. “영국으로부터 해방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간디의 대답. “물레잣기를 보급하면 되지.” 선문답이 아니다. 간디에게 비폭력은 굴복을 감수하는 무기력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강력한 힘이었다. 비폭력에는 두 얼굴이 있다. 선과 협력 ‘하는 것’, 그리고 악과 협력 ‘하지 않는 것’이다. 간디는 이를 ‘건설적 프로그램’이라고 불렀다. 비폭력이 나치에게는 통하지 않았을 것이란 주장도 학살된 수백만 명의 유대인이 ‘비폭력적’이었다는 잘못된 가정에서 나온다. 그래서 지은이는 ‘수동성’과 ‘비폭력성’은 구분돼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나치에 대항해 비폭력이 시도된 적은 거의 없다. 그나마도 실패했던 까닭은, “비폭력 운동의 힘을 자각하지 못하고, 훈련을 받지 못해 조직적 운동으로 지속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폭력은 결코 폭력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비폭력은 약자의 무기가 아니라 강자의 무기라고 지은이는 강조한다. 이 책은 비폭력이 위대한 힘을 발휘해 승리를 이끌어낸 감동적 사례들로 가득 차 있다. 그래도 눈앞의 무기력함에 의심을 떨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한 결정적 한마디. “비폭력은 가끔 효과가 있으며, 궁극적으로 항상 효과가 있다. 반면, 폭력은 가끔 효과가 있고 궁극적으로 전혀 효과가 없다.” 마이클 네이글리 지음·이창희 옮김/두레·2만2500원.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 시대의 울림에 부응한 마오


〈마오쩌둥〉
〈마오쩌둥〉
〈마오쩌둥〉

한국전쟁에 참전해 인민해방군 제2군 사령부에 있던 마오쩌둥의 장남 마오안잉이 미군기의 직격탄을 맞아 숨졌다. 소식을 들은 마오는 하루 종일 먹지도 자지도 않고 소파에 앉아 줄담배만 피워댔다. 1989년 천안문 사태가 일어날 무렵 중국에서는 안잉이 한국전쟁 최전선에서 죽은 일과 컬러텔레비전 수상기 판매로 큰돈을 벌고 있던 공산당 지도자 자오쯔양 아들의 상업적 탐욕을 대비시키는 농담이 유행했다. 이런 대비가 내포한 함의는 자본주의화한 21세기 경제대국 중국에서 더욱 첨예화할 것이다. 중국전문가 로스 데릴의 <마오쩌둥>은 “마오쩌둥을 한 사람의 인간으로 회복시키는 것”이라는 전기작가로서의 당연한 임무에 충실하면서도 20세기 중국과 세계라는 역사적 배경과 맥락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반항아 마오쩌둥의 개인적인 성격은 20세기 초 혼돈에 빠진 조국에 대해 분노하고 슬퍼했던 세대의 사회적 성격과 공명을 이루었다.” 마오 사후 4년 만인 1980년에 처음 출간된 이 평전은 1989년에 개정판, 1999년에 재개정판이 나오면서 서문이 크게 수정되고 마오 이후를 다룬 후기가 덧붙여졌다. 1980년대 말 일부 내용이 삭제된 채 중국에서도 출판돼 100만부 이상 팔렸다. 박인용 옮김/이룸·3만7900원.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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