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티븐 호킹과 떠나는 신나는 우주모험
〈조지의 우주를 여는 비밀 열쇠〉<br> 루시 호킹·스티븐 호킹 지음, 김혜원 옮김/랜덤하우스·1만2000원
딸과 함께 낸 어린이 과학소설
태양계·블랙홀 등 생생한 묘사<
삶과 우주에 대한 희망 보여줘 ‘조지’는 또래 소년들처럼, 테마공원에 가서 롤러코스터를 타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비행기를 타고 아주 아주 먼 어딘가로 여행을 가고 싶다. 하지만 그가 가진 건 할머니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내준 돼지, 프레디가 전부다. 철저한 생태주의자이자 채식주의자인 부모는 과학문명이 지구를 오염시키고 파괴하고 있다며 텔레비전도 전화도 컴퓨터도 세탁기도 없는 단순한 삶을 고집한다. 커서 유기농 식물을 재배하는 농부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들에게 직접 채소를 가꿀 수 있는 작은 텃밭까지 마련해 준다. 하지만 땅보다는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을 좋아하고 별이 얼마나 많은지 하나하나 세어보곤 하는 조지, 어느날 우리를 뛰쳐나와 비밀에 싸여 있던 이웃집으로 들어간 프레디를 찾으러 갔다가 괴짜 과학자 에릭과 슈퍼컴퓨터인 코스모스 덕분에 꿈같은 우주여행까지 하게 된다. ‘조지’는 이 책의 공저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의 손자이자 딸 루시의 둘째 아들과 이름이 같다. 어쩌면 바로 호킹 박사 자신의 어릴 적 모습으로도 읽힌다. 갈릴레오 사망 300돌이 되는 해 태어나고, 뛰어난 수학과 물리학 실력으로 어릴 적 아인슈타인으로 불렸으며, 뉴턴의 계보를 이어 케임브리지대 루카시안 석좌교수가 된 현존 세계 최고의 우주물리학자인 호킹 박사가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인 딸과 함께 써낸 첫 번째 어린이 과학책이다. 그런 만큼 지난해 9월 영어와 프랑어로 발간하자마자 전 세계 30개 국에 소개될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우리는 과학을 공상과학(SF) 판타지 소설처럼 신나고 흥미롭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 점에서 이 책은 독특하다.” 발간 당시 인터뷰에서 호킹 박사는 “열린 마음과 배움에 대한 열정을 지닌 어린이들에게 설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앞으로 3부까지 연작으로 낼 계획을 밝혔다.
책은 400쪽의 만만치 않은 분량이지만 조지의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따라가다 보면 막힘없이 술술 익힌다. 태양계, 소행성, 블랙홀 같은 우주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자세한 설명을 그림과 삽화까지 겯들여 간결하게 요약해 놓아 ‘어렵다’거나 ‘재미없다’는 생각 자체를 떠올리지 않게 한다. 아름다운 은하수와 혜성을 찍은 32장의 컬러 위성사진들은 책이 공상소설이 아니라 실감나는 과학 이야기란 사실을 새삼 일깨워준다. 실제로 책의 마지막장에서 과학발표회에 참가한 조지는 에릭 박사에게 배운 지식과 우주 체험을 바탕으로 우주를 여는 비밀 열쇠는 바로 ‘물리학’이라고 말해준다.
하지만 이 책이 호킹의 천재성과 명성을 널리 알려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시간의 역사>의 뒤를 이을 듯한 예감이 드는 이유는 따로 있다. 40년이 넘도록 루게릭병(수축성 운동신경병)에 걸려 전신이 마비된 채 휠체어에 의존하며 컴퓨터와 음성합성장치로만 소통해오면서도 그 자신 놓치지 않고 있는 ‘삶과 우주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부모들처럼 지구온난화로부터 세상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에릭 박사처럼 다른 행성을 찾아 떠날 것인가. 조지를 통해 선택의 질문을 던진 호킹은 발간 당시 기자회견에서 “두 가지 선택에 모두 초점을 맞췄다”고 답했다. 인류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더라도 지구온난화는 계속될 것 같고, 소행성 충돌이나 핵전쟁 등의 재난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우주로 진출하지 않으면 인류에게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에 앞서 어른들에게 먼저 필독을 권하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김경애 기자ccandori@hani.co.kr, 그림 랜덤하우스 제공
태양계·블랙홀 등 생생한 묘사<
삶과 우주에 대한 희망 보여줘 ‘조지’는 또래 소년들처럼, 테마공원에 가서 롤러코스터를 타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비행기를 타고 아주 아주 먼 어딘가로 여행을 가고 싶다. 하지만 그가 가진 건 할머니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보내준 돼지, 프레디가 전부다. 철저한 생태주의자이자 채식주의자인 부모는 과학문명이 지구를 오염시키고 파괴하고 있다며 텔레비전도 전화도 컴퓨터도 세탁기도 없는 단순한 삶을 고집한다. 커서 유기농 식물을 재배하는 농부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아들에게 직접 채소를 가꿀 수 있는 작은 텃밭까지 마련해 준다. 하지만 땅보다는 하늘을 올려다 보는 것을 좋아하고 별이 얼마나 많은지 하나하나 세어보곤 하는 조지, 어느날 우리를 뛰쳐나와 비밀에 싸여 있던 이웃집으로 들어간 프레디를 찾으러 갔다가 괴짜 과학자 에릭과 슈퍼컴퓨터인 코스모스 덕분에 꿈같은 우주여행까지 하게 된다. ‘조지’는 이 책의 공저자인 스티븐 호킹 박사의 손자이자 딸 루시의 둘째 아들과 이름이 같다. 어쩌면 바로 호킹 박사 자신의 어릴 적 모습으로도 읽힌다. 갈릴레오 사망 300돌이 되는 해 태어나고, 뛰어난 수학과 물리학 실력으로 어릴 적 아인슈타인으로 불렸으며, 뉴턴의 계보를 이어 케임브리지대 루카시안 석좌교수가 된 현존 세계 최고의 우주물리학자인 호킹 박사가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인 딸과 함께 써낸 첫 번째 어린이 과학책이다. 그런 만큼 지난해 9월 영어와 프랑어로 발간하자마자 전 세계 30개 국에 소개될 정도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우리는 과학을 공상과학(SF) 판타지 소설처럼 신나고 흥미롭게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 점에서 이 책은 독특하다.” 발간 당시 인터뷰에서 호킹 박사는 “열린 마음과 배움에 대한 열정을 지닌 어린이들에게 설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앞으로 3부까지 연작으로 낼 계획을 밝혔다.

〈조지의 우주를 여는 비밀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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