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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양반의 일생’ 그림으로 재구성하다

등록 2010-09-17 23:01

 〈옛 그림 속 양반의 한평생〉
〈옛 그림 속 양반의 한평생〉
〈옛 그림 속 양반의 한평생〉

<옛 그림 속 양반의 한평생>은 출생, 서당생활, 혼인, 과거, 관직생활, 환갑, 사망과 탈상으로 이어지는 양반의 일생을 동시대인들이 남긴 여러 그림과 문집을 통해 재구성한 책이다. 책 속에는 조선 명종기에 손주를 본 기쁨을 글로 남긴 이문건(1494~1567)의 작은 흥분과 청상과부가 된 딸을 재가시키기 위해 음모를 꾸며야 했던 <계서야담> 속 재상의 고민, 비리로 얼룩진 과거장의 소란스러운 분위기를 전하는 <백범일기> 속 김구 선생의 한탄 등 흥미로운 ‘디테일’이 한가득 들어 있다. 전북대박물관이 보관중인 실제 과거시험 답안지의 도판도 들어 있는데, 불행히도 낙방자의 것이다.

그림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도 좋다. 일반에 널리 소개되지 않는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에서부터 정조가 수원 화성에서 과거 시험 합격자에게 시상하는 모습을 담은 <낙남헌방방도> 등 조선왕조의 공식 기록화까지 다채로운 그림을 만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뜻하지 않은 ‘옥의 티’도 발견하게 된다. 조선 중기 문신 홍이상(1549~1615)의 일생이 담긴 여덟 폭 병풍 가운데 하나인 <초도호연>에서 그림 속 할아버지가 물고 있는 담뱃대는 사실 광해군 말년에 전해진 것이다. 이 그림을 그린 이는 단원 김홍도인데, 천재도 때때로 실수를 저질렀나 보다.

책을 통해 마주하게 되는 것은 뜻밖에도 과거급제와 효의 이중굴레 속에서 양반들이 겪어야 했던 삶의 신산함이다. 순조 5년(1805)에 태어난 정순교가 과거에 급제한 것은 그가 85살이 되던 고종 27년(1890)이었다. 마침내 과거에 합격했을때 정순교는 행복했을까. 허인욱 지음/돌베개 1만7000원.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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