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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대물림되는 인간의 모방 능력

등록 2010-10-01 23:15수정 2010-10-01 23:17

갓 태어난 아이가 받아들이는 첫 외부 자극은 엄마의 심장 고동과 상냥한 웃음이다. 엄마가 웃으면 아이는 따라 웃고, 아빠가 울면 표정을 찡그린다. 아이는 그런 모방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인간의 감정과 의사소통 방식을 배우고, 주변인들과 어울려가며 사회화된다. <밈>의 지은이인 영국 심리학자 수전 블랙모어는 인간의 진화는 유전자를 통한 생물학적 변화와 모방을 통한 문화적 진화로 나뉜다고 역설한다. ‘밈’(meme)은 1976년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가 그의 책 <이기적 유전자>를 통해 처음 만들어낸 개념으로 유전자를 뜻하는 ‘진’(gene)과 대비되는 인간의 모방 능력을 뜻한다. 이후 밈이란 개념은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퍼져 1998년 인터넷을 통해 ‘밈적’(memetic)이란 단어를 검색했을 때 나온 결과는 5042건에 불과했지만, 2010년 23만1천건이 될 정도로 보편화됐다.

생각해 보면, 인간에게는 모두 탁월한 모방 능력이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모방의 대상이 사냥 기술에서 의사소통 능력으로 변해왔을 뿐이다. 어쩌면 인간이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 진화한 뒤 이뤄낸 모든 발전은 부모에게서 아이로, 친구와 세대와 국가로 이어지는 문화적인 모방을 통한 성취였는지도 모른다. 지은이는 밈적인 시각으로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유전학 연구로는 풀리지 않는 많은 수수께끼들이 해결된다고 역설한다. 인간은 후손들에게 유전자를 퍼뜨리려는 것과 똑같은 정도로 자신의 경험과 성취를 주변과 공유하려는 습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명남 옮김/바다출판사·1만5000원.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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