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왜 청춘이 아니란 말인가〉
〈위치우위의 중화를 찾아서〉
중국의 문화사학자 위추위의 저서 〈위치우위의 중화를 찾아서〉를 받아든 첫 느낌은 미묘한 위화감이었다. 21세기 초엽을 살아가는 한국인들에게 ‘중화’란 말의 어감은 일본의 ‘야스쿠니’가 풍기는 것만큼이나 공격적이고 배타적으로 전해지는 게 사실이다. 이제는 지투(G2)로 성장한 중국이 최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일본과의 갈등에서 한판승을 거두는 모습을 보며, 많은 한국인들은 우리는 이제 폭주하는 중국과 어떻게 사귀어야 할까 고민하게 됐다.
1946년생으로 청년기에 문화대혁명을 거친 중국의 문화사학자 위추위가 전하는 중화의 모습은 그와는 사뭇 다르다. 그는 중국 태곳적에 등장하는 황제와 염제와의 대결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국 문화의 흐름을 통사적으로 훑으며 중화가 무엇인지 풀어내기 시작한다. 지은이는 중화가 요즘 젊은 중국인들의 배타주의와는 질적으로 다른 외국 문명에 대한 열린 정신과 문예를 숭상하는 인문주의 속에서 싹텄음을 보여준다. 지은이는 문화를 배척하고 파괴했던 ‘문혁’에 대해서는 중국 인민들에게 사악과 야만을 종용했다며 날카롭게 비판하고, 이를 수습한 저우언라이에 대해서는 “문화에 대한 태도가 한 인물의 정치적인 인품을 결정한다”는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그에게 문명이란 한 인간집단의 생활방식과 정신적인 가치의 총합이다. 정부의 문화정책이나 문단 저명인사들의 토론에서는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던 그가 글자를 숭상하고 존중했던 까막눈 농부와 어부의 겸손한 자세에 무릎을 치며 탄복하는 이유다. 심규호·유소영 옮김/미래인·2만원.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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