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통신> 세르주 브롱베르제 엮음, 정진국 옮김/눈빛·1만5000원
잠깐독서
<한국전쟁통신>
<한국전쟁통신>
구한말 한국을 찾은 영국의 여성 지리학자 이사벨라 비숍부터 서울 인사동 막걸리 문화를 소개하는 미국 젊은이들에 이르기까지 서구인들의 한국 기행문들은 시장에 넘쳐난다. 그러나 한국전쟁의 모습을 생생히 묘사하는 책들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 책은 1950년 6월25일 전쟁 발발 당일부터 낙동강 방어전, 인천상륙작전, 유엔군의 북진, 중국군 개입과 1·4후퇴, 리지웨이 장군에 의한 1951년 3월 유엔군의 서울 재탈환 등의 숨가쁜 과정을 목격한 <아에프페>(AFP) 통신과 <르피가로> 소속 프랑스인 기자 4명의 취재기를 묶은 것이다.
책은 건조한 국방부의 공식 전쟁사가 담지 않은 생생한 취재기들로 넘쳐난다. 특히, 미국과 조금 다른 프랑스식 위트가 압권이다. 북한이 ‘서울의 장미’라는 영어 라디오 방송을 내보내며 전사한 미군들이 “무모한 월가의 제국주의자들에게 희생당한 것”이라고 주장하자, 한 미군이 냉소적으로 그 말을 받는다. “말 되네….” 이들은 전쟁터에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넘기고, “믿기 힘든 곡예와 피땀을 흘리면서” 전쟁의 생생한 속살을 기록으로 남겼다. 책에 기여한 이들 중 하나인 장 마리 드 프레몽빌은 중국군의 대대적인 남진이 진행중이던 1951년 2월 외인부대 용병들로 구성된 프랑스군 전투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숨졌다. 책에 함께 실린 흥남철수, 장진호 전투, 북한 주민들의 피난 모습 등의 전쟁 사진 수십 장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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