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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대중은 사실에 입각해 판단하는가

등록 2012-08-03 18:59

잠깐독서
여론
월터 리프먼, 이충훈 옮김/까치·2만원

어떤 영화에서였던가. 교수와 학생 사이에 논쟁이 붙었다. 교수는 현대 민주주의의 결함에 대해 당혹스런 질문을 던진다. “미국의 대통령은 (핵무기 발사 단추를 누른다면) 당장이라도 세계를 멸망시킬 수 있다. 그런 사람이 나타난다면, 미국인들은 스스로를 어떻게 정당화할 것인가.”

질문을 통해 교수는 현명한 대중이 정확한 사실에 입각해 올바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현대 민주주의의 기본 전제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이 질문을 가장 먼저 체계화해 낸 이는 미국의 정치평론가이자 언론인이었던 월터 리프먼이었다. 그는 1922년에 출간한 <여론>에서 언론보도가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 사람들의 판단이 얼마나 자기의 이해관계나 고정관념에 좌우될 수 있는지를 낱낱이 까발린다. 그에 따르면 사람들은 “우선 보고 그다음에 정의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정의부터 하고 그다음에 보는” 것이다. 이 책의 주장은 부시나 이명박 같은 이들이 국가 최고지도자의 자리에 오르게 된 현상을 적절히 설명하고 있는 듯 보인다. 리프먼은 민주주의의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플라톤의 ‘철인’과 같은 현명하고, 객관적인 전문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러나 지난 천안함, 광우병, 4대강 논쟁에서 보듯 가장 과학적이라고 생각했던 이들이 오히려 가장 정치적이라는 사실은 또다른 고민을 안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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