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 교수
5일 인문학콘서트 ‘고전의 향연’ 강연 끝낸 뒤 밝혀
“‘안철수 현상’은 안철수 개인의 것 아닌 민중의 것”
“‘안철수 현상’은 안철수 개인의 것 아닌 민중의 것”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가 안철수 전 대통령 후보에 대해 “목숨 걸고 정권교체에 나서야 한다”며 쓴소리를 던졌다. 김 교수는 이전에 이른바 ‘안철수 현상’에 대해 “고난에 빠진 민중의 처절한 소리”라고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지난 5일 서울 혜화동 서울문화재단 연습실에서 열린 한국고전번역원 주관 인문학콘서트 ‘고전의 향연’ 마지막 강연을 끝내고 만난 김 교수는 “‘안철수 현상’의 에너지는 안철수 개인의 것이 아니라 민중의 것인데, 엘리트주의에 빠져 이를 정당하게 마무리짓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중이 정권교체를 바라며 자기에게 부여한 에너지를 죽인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다. ‘백의종군’이라는 이상한 말을 쓸 것이 아니라 그 말을 ‘목숨 걸고’로 바꿔서 정권교체에 나서야 한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또 그런 과정에서 선거법을 위반하는 일이 생기더라도 “그것은 오히려 필요한 일이며, 그래야만 진정한 정치인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지난해 11월부터 고전번역원과 함께 대중을 상대로 한 인문학콘서트인 ‘고전의 향연’을 1년 동안 진행해왔다. 그 동안 자신이 전면에 나서서 강연을 펼쳤던 여러 강연과는 달리, 고전번역원 안팎의 한국학과 고전 전문가들을 초청해 자신은 사회자의 구실을 맡았다는 점이 이채롭다. 그는 “‘국학’을 부흥시키기 위해 다양한 학문들을 서로 소통시키고 이를 대중에게 알리는 데 주력했다”며 “이런 마당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주신 청중 여러분과 고전번역원에 감사하다”고 했다. 그동안 ‘고전의 향연’에서는 박소동 고전번역원 교수,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조순 전 서울시장, 한명기 명지대 교수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나와 율곡 이이의 사상, 임진왜란과 한국사, 경연 등을 주제로 대중에게 흥미로운 한국학의 세계를 소개했다. 이날은 조순희 한국고전번역원 책임연구원을 초청해 옛 사람들의 이름에 대한 강연을 듣고 문답을 펼쳤다.
김 교수는 “서구의 영향에서 벗어나 새로운 민주주의, 헌법, 이념 등을 우리 식으로 만들어내야 한다”며 ‘국학의 발흥’을 우리 민족의 최대 당면 과제로 꼽았다. 공부를 시작할 때부터 국학에 뜻을 두었었다는 그는 “지난 30년 동안 공부를 해왔더니 이제야 국학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앞으론 국학을 부흥시키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펼쳐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최근 제자들과 함께 <삼국유사>를 공부하는 등 실제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고 한다. 또 이를 위해선 “한문 공부와 한문을 번역하는 일이야말로 그 근본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학의 부흥·발흥이야말로 남북 통일, 미국에 대한 굴종의 해소와 같은 지난 질곡을 끊고 전 세계 문명에 한국이 기여하는 길이라 강조하고, “어떤 보수적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이 거대한 흐름을 역행하진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이날 강연 끄트머리에서도 노자의 사상을 유교 사상과 연관지어 풀이했던 조선시대 지식인 홍석주의 <노자> 주해 작업을 소개하며, “홍석주의 사상적 성취는 조선에도 얼마나 깊은 사상적 근원이 있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다산과 같이 알려진 사람들을 받드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곳곳에 숨어있는 이런 심원한 사상들을 발견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교수는 지난 10월 자신이 중국 베이징대 중문과로부터 초청을 받아 <중용>에 대한 자신의 풀이를 강연했던 일을 언급하며, “이번 나의 강연을 통해 중국에서도 한국에 간단치 않은 문명의 성취가 있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드라마, 춤, 노래가 아니라 사상에서 ‘한류’를 이뤄야 하며, 자신의 베이징대 강연은 그런 새로운 흐름 위에 놓여 있다는 평가다. 김 교수가 펴낸 <중용한글역주>는 최근 중국어로 재번역되어 출간되는 등 <중용>의 본고장인 중국에 ‘역수출’된 바 있다.
최원형 기자circle@hani.co.kr 사진 한국고전번역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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