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누가 ‘사원주주제’를 모함했나

등록 2013-03-22 20:23

사장의 회사vs사원의 회사
데이비드 에르달 지음
안진환 옮김/레인메이커
1만5000원
1980년대 후반 영국의 제지산업은 이미 사양길에 접어들어 위기에 봉착했다. 제지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200년 역사를 지닌 툴리스 러셀의 미래 또한 암울했다. 이런 상황에서 툴리스 러셀의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에르달은 과감하게 전직원 공동 소유를 의미하는 ‘사원주주제’를 도입해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툴리스 러셀은 오늘날 성장세를 거듭하며 성공을 구가하고 있다.

마오쩌둥 치하의 중국에서 일하다 전체주의에 환멸을 느껴 영국으로 돌아온 독특한 경력을 지닌 저자는 자신의 회사를 사원주주제로 전환한 경험과 사원주주제로 행복한 경영을 하고 있는 여러 기업의 사례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왜 이 제도가 오늘날 자본주의 위기의 한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사원주주제’에 대한 주류경제학의 근거 없는 공격과 그에 기초한 오해에 대해서도 실증적인 사례를 들어 반박한다. 그 오해는 사원주주제 기업은 유토피아적 환상이며, 불로소득을 얻으려는 무임승차자들로 넘쳐나고 사업 다각화의 부재와 의사결정이 지체되는 등 운영상의 비효율로 인해 희귀한 제도로 남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25년에 걸친 연구에서 이런 예측들이 단 하나도 옳은 내용이 없다고 단언한다. 나아가 “사원주주제를 도입한 기업들이 경쟁에서 우월하다. 그들은 좀더 생산적이고, 어려운 시기가 닥쳤을 때 살아남는 힘이 강하다”고 결론을 내린다. 성공의 요인은 사원들의 주인의식과 헌신성이다. 그는 여기서 더 나아가 ‘공유’가 인간의 본성이라는 한때 낡은 것처럼 여겨지던 철학적 주제까지 나아간다.

이 책은 사원주주제 기업이 만병통치약이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원들이 진정한 주인의식을 느끼지 못할 수도, 솔선해 개선작업에 참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 이 제도가 사업상의 문제까지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경제적인 면과 인간적인 면 모두에서 사원주주제가 높은 효용을 발휘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영훈국제중 전 교장 “학부모 대부분 중증 질병 환자”
대학교 신입생 엠티에 웬 유격조교?
‘횡령 혐의’ 최태원 회장, SK C&C 등기이사로 재선임
문희상 “박근혜 인사는 망사”
정부의 황당한 번복 “해킹 IP 중국 것 아니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비밀의 은행나무숲’ 50년 만에 첫 일반 공개 1.

‘비밀의 은행나무숲’ 50년 만에 첫 일반 공개

SNL 한강·하니 패러디 여진 몸살…“비하· 차별” “과한 잣대” 2.

SNL 한강·하니 패러디 여진 몸살…“비하· 차별” “과한 잣대”

한강 소설 채운 시적 산문 ‘초혼의 목소리’ 3.

한강 소설 채운 시적 산문 ‘초혼의 목소리’

한강을 ‘2순위 후보’로 꼽은 이유 [The 5] 4.

한강을 ‘2순위 후보’로 꼽은 이유 [The 5]

[단독] ‘문학사상’ 다시 존폐 기로…부영, 재창간호 인쇄 직전 접었다 5.

[단독] ‘문학사상’ 다시 존폐 기로…부영, 재창간호 인쇄 직전 접었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