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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다시 볼 수 없는 중국 최고의 건축예술

등록 2015-05-28 19:50

잠깐독서
잃어버린 낙원, 원명원
왕롱주 지음, 김승룡·이정선 옮김
한숲·1만5000원

베이징 서쪽에 이화원과 이웃하고 있는 청조의 황실 정원 원명원은 중국 원림 예술이 집대성된 거대한 궁원이다. 수천년의 역사를 지닌 중국 원림예술이 가장 높은 수준에 올랐을 때 원명원이 지어졌다. 청조의 다섯 황제는 바로 이곳에서 정치가 원림에서 나오는 전통을 만들었다.

그러나 원명원은 영국·프랑스 연합군에 의해 소실되었다. 동치제가 그 일부를 복구했지만 다시 8개국 연합군에 의해 철저히 훼손됐다. 이제 지상낙원으로 불리던 유적지에서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라고는 겨우 서양루 구역에 남은 몇몇 담장뿐이다. 중국 남부 주하이에 상업 목적으로 지어진 ‘짝퉁 원명원’이 있지만 제대로 된 복원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제 이 장엄한 궁원을 창조한 수준 높은 예술은 세상에서 사라졌다.

역사가인 지은이는 원명원을 한 권의 책으로 복원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이뤄져 있다. 하나는 건축이고 하나는 역사다. 1부에서는 그 화려했던 전성기의 원명원이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책을 따라가다 보면 원명원은 어느새 옛날 존재했던 유적이 아니라 지금 내 눈앞에 생생하게 서 있는 현실로 다가온다. 2부에서는 원명원이 제왕의 궁원으로 성장하다가 아편전쟁 와중에 침략군에 의해 소실돼 스러지는 장면을 청조의 융성 및 패망과 오버랩해 보여준다. 원명원의 뒷그림자에 청조의 역사가 어른거리는 듯한 방식의 기술이 인상적이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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