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챌린지: 한국환경보고서 2017> 표지.
미세먼지 주요 유발자인 경유(디젤)차 운행을 프랑스는 2025년 이후 전면 중단하겠다고 선언했고, 독일은 2030년 이후 내연기관 자동차 자체의 판매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도권의 경우 미세먼지 오염 배출 기여도를 따지면 경유차 비중이 29%로 가장 높다. 자동차, 건설기계 비중까지 합하면 내연기관의 전체 연소 비중은 51%나 된다. 미세먼지를 막기 위해서는 중국발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국내 배출원 관리가 시급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2016년 기준 국내 경유차는 전체 자동차의 41%인 862만대. ‘클린 디젤’ 미명하에 경유차 보급에 앞장서 온 우리 정부의 대책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환경·생태 시민단체인 녹색연합 부설 녹색사회연구소(소장 최종덕)가 대선을 앞두고 <그린 챌린지: 한국환경보고서 2017>(알렙 펴냄)을 발간했다. 특집글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를 쓴 송상석 녹색교통운동 사무처장은 미세먼지 오염원 관리 실태를 밝히며 “대표적인 자동차 산업 선진국인 프랑스와 독일의 정책 결정에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책은 ‘한국 환경 20대 이슈’를 다루며 환경생태 사건과 미래에 대처하는 전망으로 구성됐다. 환경 전문가, 학자, 활동가 등이 ‘2016년 10대 환경뉴스’를 선정하고 ‘2017년 녹색 포커스 5가지’와 ‘환경 이슈의 전망과 비전’ 보고서를 나눠 집필했다. 2016년 10대 환경 이슈로는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 △가습기 살균제 피해 △미세플라스틱 위협 △북한 핵실험과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 등이 포함되었다. ‘특집: 2017년 녹색 포커스 5가지’에는 4대강, 경주 지진과 핵발전, 미세먼지, 지엠오(GMO, 유전자조작 농산물·식품), 반환 미군기지 환경 현안 등에 대한 전문가 보고서를 수록했다.
‘환경 이슈의 전망과 비전’을 다룬 기획글 가운데 ‘지속가능한 지역발전과 산림관광’을 쓴 강미희 서울대 농업생명과학연구원 연구교수는 덴마크 코펜하겐 관광전략을 소개한다. 코스타리카가 생태관광을 도입한 1986년부터 2007년까지 관광객 수는 7배, 관광 수익은 14배 늘었다는 사실을 예시하면서 관광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는 것이다. 관광객 1명당 씀씀이도 프랑스 방문객은 평균 666달러지만 코스타리카 방문객은 944달러에 이른다.
<한국환경보고서>는 1993년부터 2010년까지 매년 발행되다 중단된 지 7년 만인 올해 책 제목과 형식을 크게 바꿔 다시 출간됐다. “작은 변화와 주민의 지역운동이 커다란 지구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환경기준을 맞춰야만 건강하고 풍요롭고 오래가는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 사람이 우선이고 생명이 존중되어야만 평화와 안전사회를 가져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한편, 환경운동가 레스터 브라운이 록펠러재단 후원으로 설립한 싱크탱크 월드워치연구소가 매년 발간해온 <지구환경보고서>(환경재단 펴냄) 2016년 편도 최근 번역 출간됐다. ‘도시는 지속가능할 수 있을까?’를 주제로 잡은 이번 보고서는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동아투위)의 황의방·김종철·이종욱 위원이 번역을 맡았다.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