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성추행 혐의로 교수직에서 해임됐던 감태준 시인이 한국시인협회 신임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감태준 시인은 26일 오전 <한겨레>와 통화에서 “최근 <한겨레> 보도 등이 일방적이어서 억울한 점이 있다”면서도 “한국시인협회 회장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협회에 새로 회장을 뽑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국시인협회 관계자 역시 이날 낮 <한겨레>와 통화에서 “감태준 회장이 ‘용퇴’하기로 했다”며 “정관에 따라 회장 선출 권한을 지닌 평의원회(역대 회장을 지낸 원로 모임)에서 새 회장을 선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감태준 시인은 지난달 23일 한국시인협회 평의원회에서 임기 2년의 새 회장으로 뽑혀 다음달 총회에서 취임식을 거쳐 공식 회장직을 수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가 과거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 시절 제자 성추행·성폭행 혐의로 고발돼 교수직에서 해임된 일 때문에 젊은 회원들 사이에서 반발이 일었다. 또 최근 문화계 ‘미투’ 흐름 속에서 그의 한국시인협회 회장 선출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기도 했다.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