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책&생각

산문으로 읽는 윤동주의 삶과 시대

등록 2019-05-17 06:00수정 2019-05-17 19:52

나무가 있다-윤동주 산문의 숲에서
김응교 지음/아르테·1만7000원

김응교(사진) 숙명여대 교수는 윤동주 탄생 100주년이던 2017년 윤동주의 시를 통해 그의 삶과 사상을 설명한 책 <처럼-시로 만나는 윤동주>를 출간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 교수가 새로 낸 책 <나무가 있다>는 윤동주의 산문을 통해 그의 삶과 시대에 접근하고자 한다.

윤동주는 유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실린 31편을 포함해 시는 110여편을 남겼지만, 산문은 네편이 전부이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55년 중판본에 실린 ‘달을 쏘다’ ‘별똥 떨어진 데’ ‘화원에 꽃이 핀다’ ‘종시’가 그것인데, ‘달을 쏘다’는 1938년 10월에 신문에 투고되었고 나머지 작품은 모두 1941년에 쓰인 것으로 추정된다. 김 교수는 이 가운데 가장 마지막 작품인 ‘종시’를 앞세우고 나머지 작품은 집필 순서대로 소개하면서 논의를 이어 간다.

‘종시’를 앞세운 까닭은 이 글을 통해 “그가 지냈던 지금의 서울인 경성 풍경을 그릴 수 있”고 “시대 분위기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종점(終點)이 시점(始點)이 된다. 다시 시점이 종점이 된다”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글은 종로구 누상동 하숙집에서 광화문과 남대문을 거쳐 연희전문까지 오가던 등하굣길 풍경을 담았다. 총독부 당국의 감시를 받던 소설가 김송이 하숙집 주인이었는데, 이 집에서 보낸 석 달 동안 쓴 시 아홉 편(‘십자가’ ‘또 다른 고향’ ‘길’ 등)에서 “개인적 영성을 넘어 사회적 영성이 확대된” 데에는 “김송의 영향이 있지 않았을까” 하고 김 교수는 쓴다.

하숙집에서 학교까지 전차를 타고 통학하면서 동주는 철도 복선화 공사에 매진하는 노동자들을 목격한다. 그는 “이네들이야말로 건설의 사도(使徒)들이다. 땀과 피를 아끼지 않는다”며 노동자들을 찬미하는데, 문제는 그 다음 두 줄 남짓이 면도칼로 도려낸 듯 깨끗이 삭제돼 있다는 것. 이 작품이 처음 공개된 1955년의 이념적 분위기 때문에 누군가 예리한 칼로 도려냈을 것이라고 김 교수는 추정한다.

김 교수는 “그의 산문은 그의 시와 뿌리끼리 엉켜 있다”며 윤동주의 산문과 시의 관계 역시 밝혀 보인다. 그는 윤동주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을 답사해 <동주의 길-공간에서 만나는 윤동주>를 다음 책으로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최재봉 선임기자 bong@hani.co.kr, 사진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