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류이근 <한겨레21> 편집장, 김종구 <한겨레> 편집인, 대상 ‘유해동물’의 황예솔씨, 가작 ‘캐리어’의 김수진씨, 가작 ‘도마뱀’의 최유미씨, 권태호 출판국장. 박승화 <한겨레21> 기자 eyeshoot@hani.co.kr
〈한겨레21〉이 주최하는 제11회 손바닥문학상 시상식이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열렸다. 대상에는 황예솔씨의 ‘유해동물’이, 가작에는 김수진씨의 ‘캐리어’, 최유미씨의 ‘도마뱀’이 각각 선정됐다.
‘유해동물’은 학교폭력 피해자와 가해자가 사건 10년 뒤 우연히 만난 이야기를 그리며 혐오와 폭력을 다각도로 조명했다는 평을 받았다. ‘해리성 장애’ 탓에 피해자를 기억하지 못하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다시 조우하면서 혐오의 본질을 되짚는 점과 비둘기를 발로 찬 피해자의 ‘가해 경험’을 병치시키며 피해자가 어느 순간엔 가해자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있는 통찰로 보여줬다. 황씨는 시상식에서 “대상으로 뽑아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고, 그 공감으로 독자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작품을 쓰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가작인 ‘캐리어’는 현실과 큰 간극이 있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시대의 단면을 날카롭게 보여줬다는 평이다. ‘도마뱀’ 또한 “부질없이 소비되는” 워킹맘의 현실을 예리하게 드러냈다.
열한번째 손바닥문학상에는 모두 297편이 응모했다. 응모작에는 한부모 가정, 아동성폭력으로 딸을 잃어버린 엄마, 배달원, 학습지 교사, 자폐아를 키우는 엄마 등 사회의 어두운 곳을 향한 시선들이 많았다. 응모작들은 예심을 거쳐 30편이 본심에 올랐다. 이 작품들 중심으로 박수현 문학평론가, 이명원 문학평론가, 김소윤 소설가가 지난 11월27일 최종심사를 했다.
심사위원들은 “올해 응모작들이 전반적으로 뛰어난 작품이 많아 고르기 쉽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제11회 손바닥문학상 수상작들은 대상을 시작으로 제1922호부터 차례로 〈한겨레21〉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장수경 〈한겨레21〉 기자
flying710@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