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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사랑받거나, 버려지거나, 먹히거나…선택받지 못한 개의 일상

등록 2020-05-29 06:01수정 2020-05-29 08:48

선택받지 못한 개의 일생

신소윤·김지숙 지음/다산북스·1만5000원

공장에서 상품을 찍어내듯 태어나 외모로 줄 세워져 팔리다 어느 순간 버려지는 유기견 문제 뒤엔 인간들의 욕망이 자리 잡고 있다. 동물을 함부로 ‘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작고 어린 개’를 펫숍에서 데려오는 일은 손쉽게 벌어지며, 버려진 개들의 사연에 안타까워하다가도 에스엔에스에 등장한 인형 같은 품종견의 깜찍함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모순된 행동이 반복되는 가운데 개들의 운명은 “사랑받거나, 버려지거나, 먹히거나”로 나뉜다.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무심하게 지나쳐버리는 반려 산업에 대해 <선택받지 못한 개의 일생>은 단단히 파고들었다. <한겨레> 애니멀피플의 기자 신소윤·김지숙이 90일간의 취재를 거쳐 쓴 르포 기사는 지난해 ‘사지 마 팔지 마 버리지 마: 반려 산업의 슬픈 실체’라는 타이틀로 기획 연재되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두 사람은 일반인에겐 공개되지 않았던 ‘경매장’에 주목하며 ‘번식장-경매장-펫숍’으로 이어지는 반려 산업의 구조를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

4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한 불법 개농장에서 번식에 이용되던 개 20여 마리가 구조됐다.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미 개와 새끼들. 동물자유연대 제공
4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한 불법 개농장에서 번식에 이용되던 개 20여 마리가 구조됐다.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미 개와 새끼들. 동물자유연대 제공

책은 번식장에서 사육되는 개들의 ‘텅 빈 눈빛’을 담는 데만 그치지 않는다. 반려 산업에 생계를 잇댄 사람들을 응시하기도 한다. 기사가 나간 이후 거세게 항의한 반려동물협회 등의 의견과 동물보호단체가 해온 주장을 함께 다룸으로써 동물권에 대해 다각도로 고민해볼 문제를 짚는다.

잠입 취재를 통해 생생히 중계된 현장의 공기가 담겨서인지, 책은 독자들을 구경꾼에 머물게 하지 않고 ‘선택받지 못한 이름 없는 개들’을 위해 무엇부터 해야 할지 곱씹게 하며, 그릇된 구조를 바꾸어내는 데 동참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강경은 기자 free192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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