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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조국의 시간’은 과연 얼마나 팔릴까

등록 2021-06-18 04:59수정 2021-06-18 10:23

홍순철의 이래서 베스트셀러

조국의 시간
조국 지음/한길사(2021)

출판 평론가들의 요즘 화두는 단연 <조국의 시간>이다. 책의 내용이나 줄거리에 관한 이야기는 별로 오가지 않는다. 이 책이 어떻게 한길사에서 출간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추측, 사재기 논란에 대한 나름의 해석, 그리고 과연 책이 얼마나 더 팔릴 것인가에 대한 예측이 주된 화젯거리다. 지난 5월27일부터 예약 판매를 시작한 <조국의 시간>은 출간 즉시 주요 서점 베스트셀러 종합 1위에 올랐고, 보름 만에 20만 부가 넘게 팔렸다. 닷새의 판매량만으로 주요 서점이 집계한 ‘2021년 상반기 종합 베스트셀러’ 5위를 차지하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이번 조국의 시간은 지난 토요일 현재 15만 부… 이후 하루에 1만5천 권씩 주문이 오고 있고 계속 더 늘어나는 추세라는데… 여기 계신 전문가분들은 ‘100만 부’ 넘어갈 것으로 보십니까?” 한 출판 평론가가 조심스럽게 단체 채팅방에 질문을 올렸다. “20대가 구매하지 않으면 더 이상 확장은 힘들다고 봅니다” “청년과 여성 독자층이 합류해야 100만 권까지 갈 수 있겠죠”. 출판 평론가들은 <미움받을 용기> <82년생 김지영> 등 100만 부 판매 기록을 달성한 책들의 목록을 공유하면서 <조국의 시간> 100만 부 돌파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았다. 출판 평론가들이 예측한 최대판매량은 ‘30만~40만 부’였다. 출간과 동시에 정치권과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으며 지지세력을 결집한 효과가 판매 수치로 나타났지만, 청년층과 여성층으로의 확장성이 떨어지는 책의 특성상 30만~40만 부를 넘어서기 힘들 것이라는 게 출판 평론가들의 중론이었다.

실제로 서점가 분석에 따르면, <조국의 시간> 열풍을 이끄는 세력은 40대와 50대 남성들이라고 한다. 당연히 여성보다는 남성의 구매 비율이 높았고, 지역별로도 커다란 차이가 있었다. 정치인 회고록 등을 주로 소비하는 전형적인 독자층이다. 무서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팔려 2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조국의 시간>이지만, 책에 대한 호불호가 분명한 만큼 앞으로도 계속 그 열풍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조심스럽게 지켜볼 일이다.

<조국의 시간>이 기록적인 판매를 이어가는 가운데 주요 정치인들의 회고록과 평전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수상록, 정세균>(이소노미아), <이낙연의 약속>(21세기북스), <이재명, 한다면 한다>(매직하우스), <별의 순간은 오는가>(서울문화사) 등 주요 대선 주자에 관한 책들뿐 아니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년 전에 출간한 <공정한 경쟁>(나무옆의자)도 당 대표 경선 기간을 거치면서 주목을 받고 역주행 인기를 누리고 있다.

출판 시장에서는 대선 전초전이 한창 진행 중이다. 대선 시간표가 가까워질수록 출판 시장은 더욱 깊은 혼돈의 수렁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책이 팔리지 않는다는 아우성은 그치지 않고 있고, 서점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계속 줄고 있는데, 정치인들의 회고록 출간은 오히려 늘고 있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서점가를 점령하는 정치인들의 회고록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책일까? 책을 구입한 독자들은 제대로 읽기나 할까? 그 많던 책들은 선거가 끝나면 어디로 다 사라지는 걸까? 지금도 책 출간을 고민하는 정치인들에게 진심으로 부탁드린다. 적어도 나무에게 미안한 책은 만들지 마시길….

BC에이전시 대표, 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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