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연휴에 바깥나들이를 꺼리는 ‘집콕’족에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만 한 친구가 또 없다. 재밌다는 소문을 들어도 여유가 없어 미처 못 본 화제작들을 몰아볼 절호의 기회다. 연휴에 즐길 만한 오티티·웹 콘텐츠를 추천한다.
오티티에서 인기 있는 대표적인 콘텐츠는 범죄물이다. 넷플릭스는 최근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 시즌5 1부를 공개했다. 스페인 범죄 드라마로, 2017년 첫 공개 이후 매 시즌 화제를 모았다. ‘교수’라 불리는 천재 기획자가 파트너들을 모아 스페인 조폐국(시즌1·2)과 스페인 중앙은행(시즌3~5)을 터는 얘기다. 완벽했던 계획이 틀어지면서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쫄깃한 긴장감과 짜릿한 쾌감을 안긴다. 한국판 리메이크가 확정됐으며, 유지태·김윤진 등이 캐스팅됐다.
지난 도쿄올림픽 한국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경기의 감동을 이어가고 싶다면, <하이큐!!>가 제격이다. 일본 고교 배구 선수들의 활약상을 그린 애니메이션으로, 웬만한 오티티에 다 있다. 학창 시절 실제 배구를 했던 작가가 만들어 경기 전략·전술, 선수들의 심리 등 묘사가 빼어나다. 김연경 선수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식빵언니 김연경’에서 이를 보며 “디테일이 엄청나다”고 감탄하는 리액션 영상도 유명하다.
명절을 맞아 가족의 의미, 특히 며느리의 애환을 곱씹게 하는 콘텐츠는 어떨까? 카카오티브이(TV) 오리지널 웹드라마 <며느라기>는 요즘 시대 평범한 며느리의 ‘시월드 격공일기’를 그려낸다. 수신지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20분짜리 에피소드 12편으로 구성돼 있다. 박하선·권율이 연기한 주인공 부부와 주변 가족이 겪는 갈등과 화해 과정을 보며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게 된다. 올해 방송통신위원회 방송대상에서 웹·앱 콘텐츠 부문 우수상을 받았으며,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웹드라마가 있다. 중소기업판 <미생>이라 불리는 <좋좋소>(좋소좋소 좋소기업)다. 중소기업 콘텐츠 전문 유튜브 채널 ‘이과장’에 26개 에피소드 전편이 올라와 있으며, 오티티 왓챠에서 일부 영상이 추가된 확장판을 볼 수 있다. 29살 사회초년생 조충범(남현우)이 중소기업 ‘정승 네트워크’에 취업하면서 겪는 부조리한 현실을 극사실주의로 그려 “<미생>이 판타지라면 <좋좋소>는 다큐”라는 평을 듣는다. ‘2021 뉴미디어 콘텐츠상’ 웹드라마 부문 작품상 우수상을 받았다.
서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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