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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오스카 남우주연상’ 윌 스미스 생방송 시상식 중 뺨 때린 까닭

등록 2022-03-28 17:01수정 2022-03-28 17:49

무대 뛰어올라 시상자 코미디언 크리스 록 뺨 때려
병으로 탈모 앓는 아내 민머리 지목 농담하자 분노
27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 윌 스미스(오른쪽)가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 윌 스미스(오른쪽)가 코미디언 크리스 록의 뺨을 때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자가 시상자를 폭행하고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 고스란히 전세계에 생중계됐다.

27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윌 스미스가 앞서 다른 부문을 시상하러 나온 코미디언 크리스 록을 때리는 돌발사태가 벌어졌다. 이날 장편 다큐멘터리상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미국 배우 겸 코미디언 크리스 록은, 시상 직전 배우 하비에르 바르뎀을 항해 먼저 유머를 던졌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서 남편 역할이 힘들 것 같다. 아내 페넬로페 크루스와 함께 남녀 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아내가 수상을 못 한다면 하비에르 바르뎀도 하면 안 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윌 스미스의 아내 제이다 핀캣 스미스의 민머리 헤어스타일을 빗대 “<지 아이 제인>의 후속편을 기대한다”는 농담을 했다.

그러자 윌 스미스는 오스카 무대 위로 올라가 크리스 록의 뺨을 손바닥으로 때렸다. 이에 크리스 록은 “저한테 한방 먹이고 내려가시네요”라고 말했다. 자리로 돌아간 윌 스미스는 “내 아내의 이름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마”라며 욕설을 내뱉었다. 크리스 록은 “<지 아이 제인> 영화에서 비롯된 농담이다. 티브이(TV) 역사상 최고의 밤을 만들어주셨다”며 멋쩍어한 뒤 수상작을 호명했다.

시상식을 찾은 배우들을 비롯해 시청자들은 이 모든 장면이 연출된 것인지 어리둥절했지만 이는 실제 상황이었다. <지 아이 제인>은 여군 대위가 훈련이 혹독하기로 유명한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씰에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주연을 맡은 데미 무어는 극 중에서 낙오를 거듭하다 스스로 삭발 투혼을 벌인다.

27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 윌 스미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기뻐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 윌 스미스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기뻐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로이터 연합뉴스
윌 스미스의 ‘극대노’는, 크리스 록이 아픈 아내를 희화화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의 아내 제이다는 지난해 인스타그램에 삭발 영상을 올리며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한 원형탈모증을 앓고 있음을 공개한 바 있다. 윌 스미스는 크리스 록이 자신이 아닌 가족을 농담의 대상으로 삼은데다, 널리 알려진 아내의 질병을 웃음거리로 만든 데 대해 분노한 셈이다.

중간광고가 나가는 동안 휴식 시간에 동료배우 덴젤 워싱턴이 윌 스미스를 다독였고, 윌 스미스는 이후 진행된 남우주연상 시상에서 수상자로 호명됐다. 비너스·서리나 윌리엄스 자매를 ‘테니스 여제’로 길러낸 아버지 리처드 윌리엄스를 연기한 실화 영화 <킹 리차드>로 생애 첫 오스카 남우주연상의 영광을 거머쥔 것이다. <알리>, <행복을 찾아서>에 이어 세번째 도전 끝에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은 그는 이 영화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윌 스미스는 수상 소감 중 “일을 하다 보면 당신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을 만날 수도 있다. 그래도 웃어 넘기고 괜찮은 척해야 한다”며 “살아가면서 사람들을 사랑하고 또 보호하라고들 한다. 미친 아버지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랑은 미친 짓도 하게 만든다”고 했다. 영화 <킹 리차드> 속 인물에 대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직전에 벌어진 상황을 해명한 것으로도 읽힌다. 이어 폭행을 저지른 행동에 대해 아카데미 쪽과 참석자들에게 사과했고, 자신을 다독여준 덴젤 워싱턴에게 감사를 표했다. “내년 시상식에도 꼭 불러달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윌 스미스로부터 봉변을 당한 크리스 록은 그를 폭행죄로 고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탠드업 코미디로 유명한 크리스 록은 2005년 77회 시상식과 2016년 88회 시상식에서 사회자를 맡은 적이 있었다. 백인 위주의 수상자로 점철됐던 아카데미 시상식의 인종 편향성을 날카로운 농담으로 꼬집었던 그는, 아시아계와 성소수자를 희화화한 전력 때문에 논란을 낳기도 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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