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과 웹툰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웹툰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웹소설이 웹툰에 이야기를 공급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웹툰은 한 명의 만화가가 아니라 팀을 이루어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홀로 고민해서 이야기를 만들고 그림으로 옮기면서 만화를 만들던 전통적인 과정은 사라져간다. 물론, 그 시절의 작품과 방법을 그리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새 방법에서 얻는 이익이 크다. 독자들은 다양한 이야기들이 빠르게 공급되길 바라고 예술적 완성을 기다리긴 요원하니 공장 방식의 생산을 택할 수밖에 없다. 거기에 수백억원의 투자를 받는 회사들이 늘어나 덩치를 유지하기 위해 더 애를 써야 하는 사정도 있다.
‘이야기’는 웹툰에서 멈추지 않는다. 영화나 드라마의 원작으로 또 팔린다. 옛날에는 만화를 영상으로 옮기는 것이 쉽지 않았다. 놀라운 상상들이 기술이 발달해서 가능해지기도 했고 요즘 웹툰에서 로맨스물이 크게 늘어나 비교적 쉽게 영상으로 옮길 수 있게 된 까닭도 있다. 웹소설-웹툰-드라마를 잇는 고리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100만권이 팔렸다는 <귀멸의 칼날>. 일본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이야기는 익히 들었다. 23권인 시리즈를 합하면, 일본에서 발행된 책의 부수가 1억5천만부가 넘은 것은 지난해였다.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티브이 시리즈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재방송 특별판을 방영할 때도 15%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고 한다. 영화로 만들어져서 개봉 첫 3일에 342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15일 만에 1천만명을 넘겼다. 결국 일본 박스오피스에서 역대 1위에 올랐다. 주제가나 파생된 문화상품들의 인기도 높다. 매체를 넘나들면서 큰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상품이 되었다. 이야기를 쪼개 여러 편의 영화가 제작되고 있고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국경을 쉽게 넘는다. 게임과 이모티콘 등 사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대박을 꿈꾸는 작가와 출판사들은 이 작품의 성공을 눈여겨본다. 이 작품의 성공에는, 디지털 콘텐츠의 유동성이 큰 역할을 했다. 2016년부터 연재를 시작했지만 2019년에 만화영화 시리즈로 제작되어 선보이기 전에는 베스트셀러 순위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만화영화가 1년여의 시간을 두고 방송되면서 책의 판매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요즘 독자들은 매혹적인 이야기라면 같은 이야기에 여러번 지갑을 열 준비가 되어 있다. 이야기의 시작이 웹툰이나 웹소설일 필요도 없다. <헤어질 결심 각본>을 비롯해서 드라마 각본집까지 영상의 인기가 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흔하다.
서울국제도서전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10월5~14일)에서 저작권센터를 연다. 서로 다른 언어를 넘는 번역에 대한 저작권을 판매하던 전통적인 거래를 넘어 서로 다른 매체를 넘는 사용에 매기는, 새로운 저작권 거래의 시장에 주목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거래의 기본은 이야기의 매력이다. <귀멸의 칼날>에는 도깨비에게 가족들을 잃고 도깨비로 변한 누이를 인간으로 되돌리기 위해 모험을 떠난 주인공과 잔인하고 힘센 도깨비 대장, 개성 있고 진심인 친구들과 사연을 안고 사는 도깨비들이 독자들을, 시청자를,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만화애호가
종이나 디지털로 출판되어 지금도 볼 수 있는 국내외 만화를 소개하고 그에 얽힌 이야기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