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김신영이 <전국노래자랑>(한국방송1·KBS1)을 진행한다는 소식은 지난 29일 <케이비에스> 뉴스 속보로도 보도됐다. 김신영은 “태어나서 처음 뉴스 속보에 등장했다”고 놀라워했다. 그만큼 <전국노래자랑> 새 진행자는 많은 이들의 관심사였다. 그의 등장에 시청자들도 놀랐다. 지금까지 <전국노래자랑>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프로그램도 젊어졌고, 젊은 시청자의 관심도 높아졌다. 방영 전인데도 온라인 댓글에는 “벌써 재밌다” “이제 나도 주말에 엄마처럼 리모컨을 사수할 것 같다” “본방사수할 프로그램이 하나 더 생겼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프로그램도 김신영도 기분 좋은 도전이다. “가문의 영광”이라는 김신영을 30일 오전 9시30분 <한국방송> 유튜브 채널에서 만났다.
―진행을 맡은 소감은 어때요?
“가문의 영광이죠. 버터처럼 사르르 녹아들어, 앞으로 출연해주실 많은 (참가자 ) 분들께 인생을 배우도록 하겠습니다 .
―진행 소속이 알려진 뒤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
“ 어제 (기사가 나간 뒤 ) 많은 분에게 연락이 왔어요 . 오늘 아침에는 전유성 선생님한테서 문자가 왔어요. ‘넌 항상 고정관념을 깨는 즐거움이 있는 사람이구나’라고. 손으로 채널을 돌리던 시절, 티브이에서 <전국노래자랑> 시그널 송이 나오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나요. 프로그램을 보면서 성장해왔는데 (제가 진행을 맡는다는 게) 뭉클하기도 하고 울컥하기도 하고.”
―물망에 오른 분이 많았어요. 김신영이 진행자가 된 이유는 뭐라고 봐요?
“전국 어디에 데려다 놔도 있을 법한 사람, 문턱이 낮고 편하게 말하고 장난칠 수 있는 사람, 그런 거 아닐까요. 희극인으로 올해 20년 차인데 그동안 행사도 많이 (진행)하고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동요대회 프로그램 진행도 맡았어요. 그들(출연자)의 눈높이에 맞춰 동네 동생 혹은 손녀, 이모가 될 수 있어서 (나를) 선택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일요일 아침에 채널 싸움할 필요가 없어졌다, 김신영이 세대 대통합 이뤄냈다는 반응도 있어요.
“많은 사람에게 응원받으면서 이 자리에 왔다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건 여러분들이 만들어줬다는 것(이죠). 시청자분들이 <전국노래자랑>에서 누구 보고 싶다 그러면, 그분이 못 나오면 제가 분장을 해서라도 꼭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비 이모(*김신영이 부캐로 활동하는 가수) 축하 무대도 만날 수 있나요.
“저와 같이 동시에 한 무대에 설 수는 없겠지만, 따로따로 등장해서라도, 어떻게든 (만날 수 있을 거에요).”
―처음에 <전국노래자랑> 진행자 제의받았을 때 놀랐을 것 같아요.
“많이 놀랐어요. 내게 이런 복이 와도 되나 , 싶었죠 . ”
―그런데도 결심한 이유는요?
“ 할머니가 늘 제게 이야기했 어요. ‘ 너는 아직 인기인이 아니다. < 가족오락관 > 과 < 전국노래자랑 > 을 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 ’ <전국노래자랑 >은 어르신들이 사랑하는 프로그램이잖아요 . 그래서 (제안을 받았을 때 ) 할머니 생각이 났어요 .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도 떠올렸어요 . 그리고 제작진이 제안할 때는 어떤 뜻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전국노래자랑>와 남다른 인연이 있죠. 아버지와 예심에 참가했다가 떨어진 경험이 있다던데요?
“시원하게 떨어졌어요. 아버지와 ‘숭구리 당당’ 춤을 추기로 했는데, 갑자기 뒤로 도시더니 텀블링을 하려고 하셔서 바로 땡! 하지만 ‘셀럽 파이브’ 때 <전국노래자랑> 연말특집 무대에 섰어요. 할머니가 아주 좋아하셨어요. 그런데 (앞으로) <전국노래자랑>의 시작과 끝을 제가 알린다는 게 감동이죠.”
―<전국노래자랑>이 젊어질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아요. 진행 방향은 고민해봤나요?
“송해 선생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아요. ‘<전국노래자랑>은 그동안 나와준 국민 여러분이 만들었다. 그 모든 것에 흡수되어 만들어가는 게 <전국노래자랑> 엠시다.’ <전국노래자랑>은 제가 웃기겠다는 마음이 아닌 여러분의 호흡대로 갈 수 있는 프로그램, 전국 팔도 많은 분과 가장 가까이 소통하면서, 향토색을 알릴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생각해요. 성실함과 노력으로 함께하겠습니다. 어,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어? 그런 생각이 들도록 진행하려고 해요.”
―이제 시작입니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들이 ‘그만해라 재미없다’ 그러면 안 하고, ‘재밌네! 더해라’ 그러면 더하겠습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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