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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코로나 시대’ 내 몸 지키는 그들

등록 2022-11-25 19:00수정 2022-11-25 19:08

[한겨레S] 주일우의 뒹굴뒹굴
일하는 세포 LA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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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오랫동안 여성과 남성, 그리고 암컷과 수컷 사이의 차이, ‘성차’에 대해서 이해를 하려는 노력을 해왔다. 사람과 동물 사이의 차이도 희미해져가는 마당에 성차를 다시 들먹일 필요가 있나 싶은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경계가 희미해진다고 차이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더구나 그 차이를 차별이 아니라 돌봄의 측면에서 들여다보면, 차이를 세심하게 구분하는 것이 더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

과학기술학자 임소연에 따르면 심장마비의 전조 증상에 대한 연구가 남성의 경우에 집중되어 있어, 일반적으로 증상이 다른 여성의 심장마비를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연구를 할 때, 남성과 여성의 경우에 생기는 차이를 알고 양쪽을 모두 세심하게 연구하면 이런 잘못을 할 가능성이 줄어든다. 인간의 몸 안에서 일하는 세포들과, 함께 살거나 침입하는 세균과 바이러스들을 의인화해서 그린 만화 <일하는 세포>의 여성편 <일하는 세포 레이디(LADY)>를 그런 관점에서 눈여겨보았다.

세상을 소우주와 대우주로 나누어 설명하는 방식은 오래된 것일 뿐만 아니라 매력적이다. 우주의 움직임을 몸에서 일어나는 증상에 대응시켜 설명한다. 인간의 몸 안에 성격이 분명한, 다양한 세포를 사람으로 의인화해서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그리고 있는 <일하는 세포>도 몸 안의 소우주를 그리고 있다.

검은 양복 곱게 입고 세균과 병균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매크로파지, 면역기관인 림프절에 살고 있다. 함께 사는 엔지니어, 백혈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제대로 제거하는지 깐깐하게 감독한다.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된 세포들을 파괴하는 킬러 티(T)세포와 다투기도 한다. 매크로파지는 외부의 물질에 대한 항체를 만드는 비(B)세포가 어지르는 것을 참을 수 없다. 이런 다툼을 관리하고 지휘하는 것은 보조 티세포. 모두가 힘을 합해서 사람의 몸을 지킨다. 의인화에 따른 단순화를 피하기는 어렵지만, 어려운 면역학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의 얼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체온이 떨어지면 몸의 면역력도 함께 떨어진다. 면역에 관여하는 세포들은 추위에 약하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거나 따뜻한 차를 마시면 체온은 올라간다. 그런 상황이 되면 면역 세포들도 마음껏 침입자들과 싸울 수 있다. 다이어트로 영양 공급이 줄면 림프절 식구들도 배를 곯는다. 비세포는 항체를 만들지 못하고, 다른 친구들이 애를 써도 모두 막기는 힘든 상황. 다이어트를 하더라도 식이섬유, 발효식품 등 보조식품들을 병행하면 사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이어서 호르몬의 변화, 생리와 주기, 빈혈, 임신, 출산의 과정에서 관여하는 자궁내막세포, 내추럴킬러세포, 제어성 티세포, 랑게르한스 세포, 근세포, 혈소판 등이 등장해서 그들이 어떻게 협력하고 갈등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현상들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직관적으로 이해하도록 해준다. 아쉬움은 남는다. 여성에게만 특별하게 일어나는 일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양성 모두에 대한 연구가 풍부해져서 이 만화에도 그 성과를 반영하게 되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만화애호가

종이나 디지털로 출판되어 지금도 볼 수 있는 국내외 만화를 소개하고 그에 얽힌 이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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