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신작 시리즈 ‘더 글로리’
이틀 만에 전세계 OTT순위 5위로
이틀 만에 전세계 OTT순위 5위로
<더 글로리>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더 글로리>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분노의 감정을 정조준한 짜릿한 장르극 <파리의 연인>(2004)부터 <태양의 후예> <도깨비>(2016)까지 김은숙 작가는 로맨스의 대가로 알려졌지만 <온에어>(2008) <시티홀> (2009), <미스터 션샤인>(2018) 등 새로운 소재와 장르에 도전했고 성공해왔다. <더 글로리>는 김은숙이 처음 선보이는 ‘독한’ 드라마다. 사적 복수라는 소재는 최근 몇 년 새 드라마의 트렌드라고 할 만큼 여러 작품이 나왔지만 <더 글로리>만큼 선명하게 복수의 명분을 제공하는 드라마는 흔치 않다. 고등학교 시절 동은(송혜교)이 겪는 학교폭력 피해는 바늘 들어갈 틈도 없을 정도의 추악함으로 가득 차 있다. 직접 괴롭히는 동급생들의 잔인함은 허구라고 해도 보기 힘들 지경이고, 담임교사와 엄마 등 동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은 더 큰 고통만을 준다.
<더 글로리>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더 글로리>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김은숙표 막장드라마? 드라마를 보다 말았다는 이들의 대부분은 동은이 당하는 잔인한 폭력 장면에서 멈췄다고 말한다. 표현 수위가 일부 시청자들이 시청을 포기할 정도로 세다. 또한 장르물 팬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떡밥과 회수, 퍼즐 맞추기를 중심으로 본다면 동은의 오랜 복수 계획에 우연적인 요소들이 너무 많이 끼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복수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현남(염혜란), 주여정(이도현) 등이 모두 우연히 만난 지원군이라는 점은 동은이 준비한 복수 십개년 계획의 치밀함을 무색하게 하는 구석이 있다. 시즌2도 아닌 파트2를 3월 공개로 늦춰 드라마가 어정쩡하게 끝난다는 것도 아쉬운 점이다. 보통 드라마는 시즌2의 주요 소재를 떡밥처럼 남기더라도 큰 문제는 해결하고 마무리하는 데 비해 <더 글로리>는 복수를 설계하고 동은이 가해 주동자인 연진의 목을 조여가다가 8부가 끝난다. 드라마 전체의 키맨이 될 연진 남편 도영(정성일)의 변화나, 연진이 자주 가는 점집의 비밀 등 결정적 요소들이 파트2로 넘어갔다. 순도 높은 복수극이 주는 절정의 쾌감은 3월 이후로 유예된 셈이다. <재벌집 막내아들> 마지막 회가 많은 시청자들의 실망을 샀듯, 그 순도가 마지막 16부까지 유지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