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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현장] 마스크 벗은 ‘2023 서울국제도서전’ 북적북적

등록 2023-06-14 16:05수정 2023-06-14 16:22

코로나19 전면 해제 뒤 열린 첫 도서전

14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2023 서울국제도서전’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책을 보고 즐기려는 다양한 사람들이 책을 둘러보고 있다. 양선아 기자
14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2023 서울국제도서전’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책을 보고 즐기려는 다양한 사람들이 책을 둘러보고 있다. 양선아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축제인 ‘2023 서울국제도서전’이 14일 서울 강남구 삼섬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전면 해제된 후 처음 열리는 이날 도서전에는 36개국 530개사가 참여해 자신들이 만든 책을 독자에게 알리고, 다양한 행사를 벌였다.

이날 도서전이 열리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 에이(A)홀 앞에는 도서전이 시작하기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엄마 손을 잡고 온 아이, 독서 동아리 멤버들끼리 왔다는 중년 여성들, 젊은 대학생 등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책을 둘러보고 특별 강연을 듣느라 북적북적했다. 가상현실 기술을 적용해 그림 책을 보는 앱을 만든 출판사 그림담다의 부스 앞에서 만난 최윤(24·서울 용산구)씨는 “지난해에도 도서전에 왔었는데, 지난해보다 부스가 더 많아져서 재밌게 둘러보고 있다”며 “문학동네, 창비 등 좋아하는 출판사 부스에 들러 책을 봤고, 심리테스트 같은 행사에도 참여했다”고 말했다.

개막식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여사는 축사에서 “문화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다. 더욱이 이 책의 힘은 그 위대함의 바탕이 돼준다”며 “전세계는 이미 독특한 한국의 스토리를 담고 있는 우리 도서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 작가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도서전에는 오지 않았었다. 김 여사 외에도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출협) 회장, 카린 박사 국제출판회장, 세이카 바두르 알 카시미 샤르자 도서청 회장, 작가 얀 마텔 등 국내외 출판계 인사들도 대거 도서전에 참여해 열띤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주빈국 샤르자에서 마련한, 샤르자 문화유산 연구소 밴드의 개막식 공연 모습. 양선아 기자
주빈국 샤르자에서 마련한, 샤르자 문화유산 연구소 밴드의 개막식 공연 모습. 양선아 기자

올해 도서전 주빈국으로 참가한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 부스에서 진행하는 아랍어 관련 행사에 관람객들이 많이 참여했다. 자신의 이름을 영어로 써주면 다시 아랍어로 써주는 이벤트가 진행됐는데,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으로 참여했다. 양선아 기자
올해 도서전 주빈국으로 참가한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 부스에서 진행하는 아랍어 관련 행사에 관람객들이 많이 참여했다. 자신의 이름을 영어로 써주면 다시 아랍어로 써주는 이벤트가 진행됐는데, 많은 사람들이 호기심으로 참여했다. 양선아 기자

웹툰 <며느라기>의 작가 수신지가 직접 책을 팔고 사인을 해주고 있는 모습. 양선아 기자
웹툰 <며느라기>의 작가 수신지가 직접 책을 팔고 사인을 해주고 있는 모습. 양선아 기자

올해 도서전 주빈국으로 참가한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 부스에서 진행하는 아랍어 관련 행사에 관람객들이 많이 참여했다. 자신의 이름을 영어로 써주면 다시 아랍어로 써주는 이벤트가 진행됐는데, 낯선 아랍 문화에 대한 호기심으로 사람이 많이 몰렸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한은미(51·서울 구로구)씨는 “독서 동아리 회원 3명과 함께 처음 와 다양한 체험을 하고 있다”며 “아랍 문화를 잘 몰랐는데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어 재밌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웹툰 <며느라기>를 쓰고 그린 수신지 작가가 부스에서 직접 책을 팔고 사인도 해주어, 귤프레스 부스에는 사인을 받으려는 관람객들이 줄을 섰다. 출판사 교유당은 출출한 관람객을 위해 소금빵을 준비했다. 인근 빵집에서 매일 구운 빵을 공수해 온다고 한다. 문학동네는 자신에게 맞는 운명의 책을 찾아주는 이벤트를 벌였다.

2023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강연에 집중하고 있는 청중들의 모습. 양선아 기자
2023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강연에 집중하고 있는 청중들의 모습. 양선아 기자

이처럼 수많은 출판사가 다양한 이벤트로 관람객들을 끌었지만, 이날 가장 주목을 끈 출판사는 대원씨아이였다. 대원씨아이가 마련한 '슬램덩크 단독관' 앞에는 기다란 줄이 늘어섰다.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의 손에는 올해 애니메이션으로도 인기를 끈 만화책 <슬램덩크>가 쥐어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오픈 1시간만에 1천부 이상 팔려나갔다. 일부 책은 조기에 매진되기도 했다.

한편, 도서전 개막에 앞서 소설가 오정희(75) 작가의 도서전 홍보대사 위촉에 항의하는 기자회견도 열렸다. 오 작가는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시행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이었다. 한국작가회의, 문화연대 등 문화예술단체들은 오 작가의 홍보대사 위촉을 강력히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뒤 개막식 행사장에 진입하려 했으나 이를 막으려는 대통령경호처 경호원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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