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합쳐 제작비 500억원. 여름 대작 영화 대전의 최고 빅 이벤트였던 ‘더 문’과 ‘비공식작전’의 8월2일 동시 개봉이 승자 없이 끝났다. 승리는 일주일 먼저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밀수’가 가져갔다.
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보면 김성훈 감독의 ‘비공식작전’은 개봉날인 2일 12만1000여명의 관객을 모았다. 김용화 감독의 ‘더 문’은 8만9000여 명이 관람해 뒤를 이었다. 두 작품의 각축이 예상되던 이날 흥행 1위는 ‘밀수’로 19만3000여 명이 보고 갔다. 이날까지 개봉 8일간 1위 자리를 유지하며 누적 관객 수 241만명을 넘겼다.
‘비공식작전’과 ‘더 문’은 한국 대작영화로는 유례없이 같은 날 개봉하면서 관객 수를 나눠 가져갈 것으로 예상은 됐지만 두 작품 모두 기대 이하의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흥행 실패작으로 남은 ‘비상선언’은 개봉 날 35만명, 재난 수준의 실패라고 평가받은 ‘외계+인’도 개봉 날 15만 명 수준의 관객을 동원했다.
‘엘리멘탈’처럼 역주행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콘크리트 유토피아’(7일) ‘오펜하이머’ (15일)등 관심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대기하고 있어 뒷심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국내 1위 투자·배급사인 씨제이이엔엠이 투자·배급한 ‘더 문’은 손익분기점만 600만명에 이르는 제작비를 투입한 작품으로 흥행에 실패할 경우 지난해 여름에도 ‘외계+인’으로 이미 손해를 입었던 씨제이이엔엠으로서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오펜하이머’는 개봉이 2주나 남았지만 3일 오전 기준 예매율이 ‘밀수’(23.7%)에 이어 14.7%로 2위에 올라와 ‘비공식작전’(12.7%)과 ‘더 문’(12.1%)을 앞섰다. 미국에서 청소년관람 불가인 R등급을 받은 이 영화는 한국에서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으며 흥행 가능성을 높였다.
김은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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