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윤이상 선생의 부인 이수자(80·사진 왼쪽)씨와 딸 윤정(오른쪽)씨.
40년 만에 고국찾은 고 윤이상 선생 부인 이수자씨
1967년 동베를린 간첩단 사건으로 한국에서 추방당했던 세계적인 작곡가 고 윤이상 선생의 부인 이수자(80·사진 왼쪽)씨가 40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이씨는 중국 베이징을 출발해 10일 오후 3시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취재진에게 “(남편의) 정치적 명예 회복은 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그동안 남편의 명예 회복을 요구하며 고국 방문을 거부해 왔다. 이씨는 “다만 음악적 명예 회복은 국가의 할 일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 정부에 후속 조처를 촉구했다. 이미 하얗게 센 머리에 회색빛 정장을 곱게 차려입은 이씨는 “너무나 감격스럽고 감사하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씨는 1995년 윤이상 선생이 숨지자, 묘비에 같이 이름을 새기고 남은 생은 자신이 아닌 남편의 명예회복을 위해 바치겠다고 결심했다. 그런 그가 드디어 남편의 한을 풀게 된 것이다. 이날 환영인사 중에는 윤이상 선생이 ‘동백림 사건’으로 투옥됐을 때, 유럽에서 구명활동을 주도한 절친한 친구 프란시스 트라비스(86)씨가 나와 이씨를 맞았다. 트라비스는 “아직도 윤이상의 모습이 선명하다”며 “감격스럽고 또 슬프기도 하다”고 말했다. 윤이상평화재단도 환영성명을 냈다.
40년 만의 귀향/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씨의 부인 이수자씨가 10일 오후 40년 만에 귀국해 윤씨의 친구이자 구명 운동을 펼쳤던 스위스 지휘자 프란시스 트라비스와 감격에 찬 포옹을 하고 있다. 인천공항/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이수자씨는 딸 윤정씨와 함께 고 윤이상 선생의 탄생 90돌을 기념해 오는 16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과 부산, 평양, 독일에서 열리는 ‘2007년 윤이상 페스티벌’에 참가한다. 이씨는 다음달 3일까지 한국에 머물면서 윤이상 음악상 시상식 등에 참석하고 고향 부산과 윤이상 선생의 고향 통영에 들러 친지들을 만나며, 노무현 대통령도 예방할 계획이다. 글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사진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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