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미술계
기무사 터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작가 창작센터·공공미술프로젝트 ‘붐’
기무사 터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작가 창작센터·공공미술프로젝트 ‘붐’
2009 미술계는 멀리 뛰기 전 움츠리는 개구리 같다고나 할까. 미술시장이 잔뜩 위축된 가운데, 각종 창작센터와 공공미술 활성화 등 부양책이 나왔으며, 옛 기무사터 미술관 건립이 확정됐다.
■ 미술시장 침체 2007년 연말부터 시작된 침체가 계속됐다.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의 메이저 경매는 3월 81%, 6월 75%에 그쳤으며 낙찰 총액도 지난해(321억원)의 3분의 1 수준인 102억원이었다. 케이옥션도 4차례 경매 낙찰액이 총 185억원으로 지난해(295억원)보다 40% 정도 감소했다. 상반기 국내 주요 아트페어(미술품 판매 전람회)인 화랑미술제와 서울오픈아트페어, 블루닷아시아, 아트대구의 판매액은 작년에 비해 28% 줄었고 하반기 한국국제아트페어(키아프)도 판매액, 관람객 모두 감소했다. 화랑들은 계획했던 전시 시기를 조절하거나 취소하는 등 시장 침체에 상당한 영향을 받았다.
■ 창작센터·공공미술 바람 유휴시설을 활용한 예술창작센터 붐이 일었다. 서울시는 독산동 인쇄공장을 고쳐 작가입주실 27개, 공동작업실 등을 갖춘 금천예술공장을 열었다. 서울 신당동 중앙시장에는 지하 빈점포 40여개를 리모델링한 신당창작아케이드가 들어섰다. 인천시는 해안동 옛 창고 13동을 전시실, 작업실 등으로 고친 ‘아트플랫폼’을, 경기도는 안산시 옛 직업전문학교를 개조해 국내 최대 규모의 작가입주시설인 ‘경기창작센터’를 만들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예술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20억원을 들여 ‘마을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3월부터 공모로 우리동네 미술공간 만들기 부문 8곳, 길섶미술로 꾸미기 부문 9곳, 공공미술의 꽃 피우기 부문 4곳을 선정하고 12월까지 모두 마무리했다.
■ 기무사터가 미술관으로 국군지구병원을 포함한 서울 소격동 옛 기무사 터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짓기로 확정됐다. 서울관은 2900억원이 투입돼 2012년 11월까지 연면적 3만3000㎡ 규모로 건립된다. 올해 초 이명박 대통령이 기무사 터에 국립현대미술관을 짓겠다고 밝혔으나 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국군지구병원 이전, 기무사 본관 신축 여부, 문화재 발굴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서울관 건립 공사에 앞서 기무사 본관에서는 ‘플랫폼 서울’전을 시작으로 국립현대미술관의 ‘신호탄’전 등이 열려 내부를 일반 공개하기도 했다.
■ 그 밖에 2년 넘게 지속된 국민화가 박수근의 대작 <빨래터>의 진위 공방이 진품으로 결론났다. 법원은 11월 <빨래터>를 경매했던 서울옥션이 위작 시비를 기사화한 미술잡지 <아트레이드>를 상대로 낸 3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진품으로 추정되지만, 명예훼손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판결을 내렸다. 미술계는 진위 판단을 법원에 맡기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감정 매뉴얼 확립과 전문가 양성, 전작도록 확보 등을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올 8월에는 광화문~세종로 사거리까지 세종로 중앙에 너비 34m, 길이 740m의 광장이 설치됐다. 하지만 국가 상징거리에 걸맞지 않게 광장 좌우로 차량을 흐르게 하면서 공간 이용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바닥을 화강암으로 깔면서 눈부심 현상과 여름철 열섬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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