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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소년, 세계 팝 시장의 패러다임 바꿨다…그 비결은

등록 2020-09-01 14:52수정 2020-09-02 02:30

[방탄소년단 빌보드 ‘핫100’ 1위 비결과 의미]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 대중가수가 한 번도 밟지 못한 땅을 7명의 ‘소년’들이 밟았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신곡 ‘다이너마이트’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 100’ 1위를 차지하며 케이(K)팝의 새 역사를 쓴 것이다. 데뷔 7년 만에 방탄소년단은 동양 아이돌 그룹으로는 처음으로 세계 정상에 우뚝 서며 전 세계 팝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빌보드는 “한국 그룹 비티에스가 ‘다이너마이트’로 ‘핫 100’차트 1위를 기록했다”고 1일(한국시각) 밝혔다. 한국 가수가 이 차트 정상에 오른 것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의 종전 최고 기록은 지난 2월 발표한 ‘온(ON)’으로 달성한 4위였다. 앞서 한국 가수로는 싸이가 2012년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강남스타일’로 7주 연속 2위를 기록했지만, 끝내 1위에 오르지는 못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이날 1위 소식에 팬 커뮤니티와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에스엔에스(SNS)를 통해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 여러분 감사하다. 여러분이 이뤄낸 성과”라며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에스엔에스(SNS)에 “케이팝의 자부심을 드높이는 쾌거”라며 “코로나19 국난으로 힘들어하는 국민께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축하했다.

빌보드 ‘핫 100’ 차트.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가 1위에 올라 있다. 빌보드 SNS 갈무리
빌보드 ‘핫 100’ 차트.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가 1위에 올라 있다. 빌보드 SNS 갈무리

방탄소년단의 ‘핫 100’ 1위는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 주류 팝 시장의 정점을 한국 가수가 차지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이는 방탄소년단이 앞서 4차례나 성공한 ‘빌보드 200’ 1위와는 무게감에서 차이가 난다. ‘핫 100’과 ‘빌보드 200’은 빌보드의 양대 차트지만, 앨범 차트인 ‘빌보드 200’과 달리 개별 곡들의 순위를 보여주는 싱글 차트인 ‘핫 100’은 일주일 동안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곡을 가리는 지표다. 경쟁이 더욱 치열하고 비영어권 가수가 정상에 서기 쉽지 않은 차트가 바로 ‘핫 100’이다.

특히 방탄소년단의 이번 성취가 ‘반짝 흥행’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는 점도 의미가 깊다. 이들은 ‘핫 100’차트에서 2018년 ‘페이크 러브’로 10위, 지난해 ‘작은 것들을 위한 시’로 8위, 지난 2월 ‘온’으로 4위를 기록했다. ‘빌보드 200’에서는 2018년 5월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를 시작으로 지난 2월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MAP OF THE SOUL) : 7>까지 4차례 정상에 올랐다. 친근한 소통을 통해 쌓은 탄탄한 팬덤을 바탕으로 꾸준히 단계를 밟아가며 성장해 왔다는 얘기다.

‘다이너마이트’의 인기 요인 가운데 하나로는 영어로 이뤄진 노랫말이 꼽힌다. 이번 신곡은 방탄소년단의 첫 영어 노래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글로벌 팬이 쉽게 듣고 공감할 수 있는 영어로 노래를 부르면서 그동안 약점으로 작용한 라디오 방송 횟수에서 좋은 성과를 낸 것이 이번 성적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앨범 판매량과 스트리밍 실적을 기반으로 하는 ‘빌보드 200’과 달리 ‘핫 100’은 라디오 방송 횟수를 비롯해 음원 판매량, 스트리밍 실적, 유튜브 조회수 등을 종합해 순위를 계산한다. 미국 라디오에서 한국어 노래가 나오긴 쉽지 않기 때문에 방송 점수는 케이팝 가수들에게 늘 약점으로 작용해왔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곡으로 라디오 방송 차트(팝 송스 차트)에서 역대 최고 기록인 20위에 올랐다.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노래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와 긍정의 에너지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김영대 음악평론가는 “미국은 코로나19와 인종차별 반대 시위 등이 벌어지면서 나라가 어지럽고 국민이 좌절감에 빠져있는 상황”이라며 “밝은 희망을 담은 이번 노래가 현재 상황과 맞물려 사람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준 것이 성과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김윤하 평론가도 “그동안 앨범 단위로 묵직한 세계관을 전해온 노래들과 달리 이번 곡은 팀이 갖는 서사에서 벗어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한편에서는 케이팝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한국보단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으며, 영어로 부른 노래를 과연 순수한 케이팝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 김영대 평론가는 “케이팝이 세계 시장에 진출한 지 20년이 흘러 이제는 한국인이 만든 음악을 전 세계인이 즐기는 시대가 됐다”며 “케이팝을 ‘한국음악이냐, 외국음악이냐’ 이분법적으로 바라보는 시기는 지났다. 영어 싱글 하나가 케이팝의 정체성을 흔드는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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