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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그때 난 기도밖에 할 줄 몰랐어”…우리 모두가 ‘세월호’였을 그 노래들

등록 2021-04-15 09:50수정 2021-04-15 14:02

[영상] 세월호 이후 활동 접었던 이승윤 자작곡 ‘기도보다 아프게’ 화제
이승환·루시드폴·콜드플레이…7주기 앞두고 ‘잊지 않도록’ 다시 듣기
지난 2월 JTBC 뉴스룸에 나온 <싱어게인> 이승윤이 직접 만든 세월호 추모곡 ‘기도보다 아프게’를 부르고 있다. JTBC 유튜브
지난 2월 JTBC 뉴스룸에 나온 <싱어게인> 이승윤이 직접 만든 세월호 추모곡 ‘기도보다 아프게’를 부르고 있다. JTBC 유튜브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어느덧 7년이 흘렀다. 희미해질지언정 잊힐 수 없는 이 사건은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인 <싱어게인>(JTBC) 우승자 이승윤에 의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가 지난 2월 JTBC 8시 뉴스룸에 출연해 부른 ‘기도보다 아프게’라는 곡이 화제가 되며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다.

세월호 참사 충격에 잠시 음악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었다는 이승윤은 직접 만든 추모곡에서 “슬픔을 이불로 덮고 잠이 들은/ 작은 꿈들아 이젠 따뜻하길/ 미안해 그때 난 기도밖에 할 줄 몰랐어”라고 노래한다. 노래가 된 울음이었다. 소셜미디어(SNS)에선 “감사하다” “눈물이 났다”는 반응들이 올라왔다.

노래는 이렇게 기억을 소환하고, 마음을 위로하고, 상처를 치유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유희열, 루시드폴, 이승환 등 많은 뮤지션이 세월호 추모곡을 만들어 부르고 공연했다. 특히 2017년에 내한했던 콜드플레이가 ‘픽스 유’라는 노래를 부르기 전 10초간 세월호 묵념을 제안했던 장면은 여전히 많은 이들이 뭉클했던 장면으로 꼽는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꾸린 416합창단, 세월호 5주기에 시민 1400명이 참여한 천인합창단의 노래는 더 애달프다. 코로나19로 각종 추모행사가 줄어든 이때, 4.16을 기억하는 노래들을 들으며 조용히 희생자들을 추모해보면 어떨까.

· 416합창단 ‘너를 보내고’

“먼 산언저리마다 너를 남기고/ 돌아서는 내게 시간은 그만 놓아주라는데/ 난 왜 너 닮은 목소리마저/ 가슴에 품고도 같이 가자 하지 못했나”

윤도현이 부른 <너를 보내고>는 세월호 참사와 무관한 노래지만 절절한 노랫말 때문에 많이 불렸다.

· 이승윤 ‘기도보다 아프게’

“노래할게 기도보다 아프게/ 성났던 파도가 이젠 너희의/ 고요한 숨을 품은 자장가처럼 울 때까지”

<싱어게인> 우승 뒤 뉴스 프로그램에서 불러 알려졌지만 공연 때 종종 부르던 자작곡이다.

· 콜드플레이 ‘Fix You’

“불빛이 널 집으로 안내해줄 거야/ 그리고 널 따뜻하게 비춰줄 거야/ 그리고 당신을 치유할게”

2005년 발매된 싱글앨범에 수록된 곡이다. 리드싱어인 크리스 마틴이 아버지를 떠나보낸 연인을 위로하고자 만든 곡으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며 불렀다.

· 임형주 ‘천 개의 바람 되어’

“나의 사진 앞에 서 있는 그대 제발 눈물을 멈춰요/ 나는 그곳에 있지 않아요 죽었다고 생각 말아요/ 나는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바람이 되었죠”

팝페라테너 임형주가 2009년에 발표했던 곡이다. 세월호 사건 이후 이 노래가 추모곡으로 사용되자 공식 추모곡으로 헌정하고 음원 수익금도 모두 기부했다.

· 치타 X 장성환 ‘Yellow Ocean’

“흐르는 세월 속 잊지 않을 세월, 호/ 우리의 빛 그들의 어둠을 이길 거야/ Yellow Ribbons in the Ocean/ 진실은 침몰하지 않을 거야”

<힙합의 민족2>(JTBC)라는 프로그램에서 부른 곡이다. 당시 녹화 현장에 세월호 유가족들이 함께해 눈물을 흘리며 무대를 감상했었다.

· 루시드폴 ‘아직, 있다’

“친구들은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축 처진 어깨를 하고 교실에 있을까/ (…)/ 다시 봄이 오기 전 약속 하나만 해주겠니/ 친구야, 무너지지 말고 살아내 주렴”

2015년에 발표한 곡이다. 추모곡이라고 못 박지 않았으나 세월호 생존학생들을 위로하는 듯한 가사가 눈길을 끈다.

· 윤민석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민중음악가 윤민석은 ‘잊지 않을게’ ‘약속해’ 등 세월호 관련 노래를 10여곡 만들었다. 그중 이 노래는 “현장에서 깃발이 되고 기도가 되고 주문이 되는 희망적인 노래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  김형석 X 나윤권 ‘그리움 만진다’

“이 바람 따라 걸으면 널 만날 수 있을까/ 저 물결 따라 떠나면 널 만질 수 있을까/ 그래그래 참 이뻤지 봄날 같던 네 미소/ 그리움은 깊어만 가고 시간은 더디게 흘러가네”

작곡가 김형석이 세월호 참사 당일부터 쓰기 시작해 세월호가 인양(2017)되던 날 가사를 붙여 완성한 곡이다.

· 이승환 ‘가만히 있으라’

“그날 아침 하늘은 기울었을 테고 친구들은 하나둘 울었으리라/ 보고픈 엄마 아빨 불렀을 테고 어른들은 나직이 소리쳤었다/ 가만가만 가만히 거기 있으라”

이승환은 이 곡을 2015년에 공개하며 “별이 된 아이들을 그리고 또 기리는 마음에 노래를 만들었다”고 했다.

· 유희열 ‘엄마의 바다’

“작은 위로의 마음을 담아 만든 ‘엄마의 바다’는 우울하고 고통스러워 잠 못 이룰 때 마음이 평온해지는 엄마의 ‘품’을 그린 위로곡입니다.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그해 5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공개된 따뜻한 피아노 연주곡이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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