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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부모찬스 싫다’며 부모찬스 쓰기, 있기 없기?

등록 2021-04-22 04:59수정 2021-04-22 12:02

[온라인 핫수다] ‘업글인간’ 출연한 김무성·고윤 부자
<업글인간>에 출연한 김무성 전 국회의원의 아들인 배우 고윤. 방송 갈무리
<업글인간>에 출연한 김무성 전 국회의원의 아들인 배우 고윤. 방송 갈무리

<업글인간>(티브이엔)은 출연자가 스스로 불편해하는 것을 극복하고 더 나은 나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취지의 예능프로그램이다. 지난 17일 방송에선 김무성 전 국회의원과 그의 아들인 배우 고윤이 출연했다. 둘은 부자 사이가 불편하단다. 불편한 인간관계도 극복 대상일 수 있지만, 이전 다니엘 헤니 편과는 다른 이 온도 차는 어쩔 것인가. 지난 3일 첫 방송에선 다니엘 헤니가 열악한 환경의 번식견 농장에서 강아지 49마리를 구출하려는 모습으로 감동을 주지 않았던가.

유명 뮤지컬 배우 엄마 앞에서 노래하는 게 불편하다는 신인 가수 딸이 <업글인간>에 출연했을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정치인 아빠는 영향력부터 다르다. “김무성 아들이 배우였구나.” “저 배우가 김무성 아들이구나.” 무명에 가까웠던 고윤의 인지도는 단번에 상승했다. 2011년 데뷔한 고윤은 2013년 <아이리스>에 단역으로 출연할 때부터 ‘김무성 아들’이라는 사실을 밝혀왔다. 관련 기사가 쏟아졌다.

연예계에서 부모 찬스 효과는 상당하다. 아들·딸을 공개하기 꺼리던 연예인들도 가족 출연 관찰예능이 늘고 시청자 반응도 호의적이 되면서 거리낌이 없어졌다. <아빠를 부탁해>에 배우 지망생 딸을 데리고 나온 조재현·강석우·이경규, 모델 딸과 자주 예능에 출연했던 황신혜 등이 그랬다. 부모 손 잡고 티브이에 나온 2세들은 하나같이 “내 노력은 봐주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업글인간>에선 한탄도 ‘업글’됐다. 고윤은 아빠의 ‘노룩패스’를 언급하며 “그것 때문에 2년간 일을 못 했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2017년 공항 입국 게이트로 나오자마자 수행원을 보지도 않고 여행용 가방을 밀어 떠넘긴 행동으로 비판을 받았다. 고윤은 “오디션에 가면 ‘노룩패스’부터 물어보고 ‘너를 캐스팅할 수 없다’고 하더라. 드라마에 출연해도 의상 협찬을 못 해주겠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미지 변화를 위한 전략적 언급이라 해도 ‘아빠 탓’을 하는 게 곱게 보이진 않는다. <업글인간>에 나와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부터 아버지 덕에 가능했던 거니까.

하정우는 배우로 성공한 뒤에야 김용건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모든 연예인 2세가 그와 같은 순 없을 것이다. 부모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럼 그걸 인정하고, 열심히 하면 그만이다. 근데 왜 자꾸 아니라면서 우는소릴 하나. 부모와 함께 티브이에 출연해 “부모 덕 보기 싫다”고 하면 진정성이 전해질 거라고 생각하나. 정 그렇다면 부모와 함께 그런 프로에 안 나오면 되는 것 아닌가.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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