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드 영 박물관 앞 이승만 전 대통령과 일행의 모습. 한국방송 제공
“나(이승만)는 지금 미국의 아름다운 수도 워싱턴에서 이 목소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1942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영어 연설이 <미국의 소리>를 통해 방송됐다. <한국방송>(KBS)은 미국 내셔널 아카이브에서 이러한 오디오 자료를 발굴했다. 한국방송은 9일 “독립을 갈망한 국내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했던 희귀 자료를 최초 공개한다”고 밝혔다. 오늘(9일) 밤 10시 방송 예정인 <다큐인사이트> 공영방송 50주년 기획 한국방송 현대사 아카이브 ‘우리의 기억’편을 통해서다.
올해는 한국방송이 ‘국영방송’을 벗어나 ‘공영방송’으로 거듭난 지 50년을 맞이한 해다. 한국방송은 공사창립 50년을 맞아 그동안 해외 곳곳에서 발굴, 수집해 온 현대사 영상자료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그 가운데 일부 자료와 아카이브 공개의 의미를 이날 방송에서 시청자와 나눈다.
예컨대 1930년대 일제는 식민지 개발의 성과를 선전하고자 백무선, 남만주, 목포 등 여러 지역을 배경으로 영상을 제작했다. 한국방송은 당시 고향을 잃고 한반도 북쪽의 국경 마을과 만주로 떠난 이주민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최초 공개한다. 1930년대 서울, 금강산 등 풍경을 한눈에 들여다보는 항공샷도 포함됐다.
<다큐인사이트> ‘우리의 기억’의 한 장면. 한국방송 제공
대한민국 정부 수립 뒤에 우리 정부가 공식 제작한 기록 영상인 ‘전진대한보’ 총 54편 가운데 20여편도 확보했다. 한국방송 쪽은 “제작진이 해외 자료를 수집하던 중 그 일부로 추정되는 영상을 발굴했다. ‘우리의 기억’에서는 나머지 부분을 계속 찾는 노력을 해야 하는 당위성을 살펴본다”고 전했다.
이밖에 1957년 국제연합한국재건단(UNKRA)이 한국의 농촌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영상, 미 공보원의 ‘문화영화’ 등을 다룬다. 한국방송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공동으로 다음 달 3일 기록영상 아카이브 플랫폼도 공개할 예정이다. 9일 방송에서는 이 플랫폼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김효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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