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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던 고향은 지금…

등록 2007-10-14 21:47수정 2007-10-14 21:52

새 농촌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
새 농촌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
새 농촌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
농촌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한국방송 1텔레비전) 후속으로 <산너머 남촌에는>(극본 유윤경, 연출 신창석·수 오후 7시30분)이 24일부터 선보인다. <산너머…>는 농촌드라마에서 외연을 좀 더 넓혀 ‘전원드라마’로 옷을 갈아입는다. 농촌을 배경으로 귀농 가족, 국제 결혼 부부, 코시안 가정 등 새로운 구성원의 모습까지 사실적으로 그린다는 게 기획의도다. 여기에 매회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충남 예산의 너른 들판과 저수지 등 시골 풍경을 고스란히 담는다. <전원일기>(1980년∼2002년) 그리고 <대추나무…>(1990년∼2007년)로 이어져온 농촌드라마의 명맥을 유지하고 달라진 시대상을 적극 반영할 모양이다.

종갓집·귀농가족·국제결혼 부부 등
달라진 농촌 모습 사실적으로 그려
‘고향’ 판타지와 현실사이 균형 관건

새 농촌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
새 농촌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
■ 안방극장의 농촌은 지금=<산너머…>는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종갓집을 지키는 길선댁(반효정), 베트남 며느리를 둔 이장댁(황범식), 실직하고 귀농한 진석네(이진우) 등 가족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나간다. 첫 회에서는 두 아이와 함께 시골에 내려온 진석네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전에 귀농 준비없이 무작정 내려온 진석은 토지도 제대로 사지 못하고 농사도 실패한다. 유윤경 작가는 “요즘 귀농 열풍이 불고 있지만 진석처럼 귀농을 하기 전에 자녀 교육, 작목 선택 등을 고민하지 않아 겪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드라마는 농촌에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인구 구성원의 변화도 담는다. 한국으로 시집온 베트남 신부(하 황 하이옌)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통해 다인종·다문화 사회로 변하는 우리 농촌의 현재진행형 이야기를 한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한 ‘2006년 혼인통계’에서 결혼한 농림·어업 종사 남성 8천596명 중 3천525명(41%)이 외국 여성과 국제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총각 10명 중에 4명꼴로 외국인과 가정을 이룬 것이다. 신창석 피디는 “외국인들은 농촌 사회의 변두리 인물이 아니라 엄연한 구성원으로 자리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 농촌드라마가 넘어야 할 산은? =지난 10일 막을 내린 <대추나무…>는 두자릿수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17년 동안 장수했지만 <전원일기>처럼 국민드라마로 자리잡지 못했다. 농촌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내용과 진부한 설정에 비판 목소리가 높았다. 시청자 배장만씨는 “농촌드라마인데도 논, 농장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모습은 없고, 매회 뜨내기들이 나타나 농촌 사람들과 갈등을 겪고 해결하는 식의 이야기가 반복됐다”고 꼬집었다. 농가 부채 등 농촌 사람들의 현실적인 고민이나 일상이 녹아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추나무…>의 염현섭 피디는 “일례로 농촌에 차가 많아져 촬영할 때는 차를 단속하는 스태프가 따로 있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현대화된 농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 시청자들은 농촌드라마같지 않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시청자들이 꿈꾸는 고향의 이미지와 농촌의 현실에서 매번 줄다리기를 했다는 얘기다. 그래도 <전원일기>를 연출한 권이상 피디는 “농촌드라마는 한국인의 기본 정서에 바탕을 둔 작품이라는 측면에서 이어가야 할 가치가 있는 장르”라고 강조했다. 한국방송사상 최장수 농촌드라마로 남은 <전원일기>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를 강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공동체문화 등 잊혀져가는 전통 가치를 일깨워줬다는 점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무엇보다 드라마 속에 녹아있는 고향의 푸근함과 따뜻한 인간애는 최대 경쟁력이었다.


이제 농촌드라마의 명맥을 잇게 된 <산너머 남촌에는>은 미니시리즈 제작비(한편당 1억) 3분의 1 정도 되는 낮은 제작비와 눈길을 확 끌기 어려운 ‘건전한’ 소재로 주변의 ‘독한’ 드라마와 경쟁을 해야 한다. 그러나 종전 농촌드라마와 달리 다인종·다문화를 어떻게 잘 담아내느냐에 따라 장수 드라마로 가는 징검다리를 건널 수 있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사진 한국방송,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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