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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단독] 김재철 사장, 특혜의혹 무용가 공연에 ‘정명훈급’ 대우 논란

등록 2012-05-03 15:24수정 2012-05-04 08:32

(MBC) 김재철 사장이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을 걸어가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MBC) 김재철 사장이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 앞을 걸어가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지난해 전주대사습놀이서
“협찬금 줄테니 출연” 지시
공연계선 “정명훈급 대우”
노조 “7년간 20여건 특혜”
사쪽 “꽤 수준높은 공연인”

김재철 <문화방송>(MBC) 사장에게서 수년간 거액의 특혜성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재일동포 무용가 ㅈ(54)씨의 무용단이 지난해 전주대사습놀이 부대행사에 1시간 출연하면서 4300만원의 공연료를 받은 사실이 새로 확인됐다. 공연 전문가들은 ㅈ씨 무용단의 비중을 고려할 때 터무니없이 높은 출연료라면서, 납득하기 힘들다는 반응을 보였다. 실제 이 액수는 한국 음악인 중 최고대우를 받는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의 1회 지휘료 4200만원보다 많다. 문화방송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고액의 출연료 책정 과정에 깊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3일 <한겨레>가 입수한 자료를 보면 전주 문화방송은 지난해 6월 전주대사습놀이 기획초청공연 가무악극 ‘궁’을 무대에 올린 ㅈ씨의 공연기획사 예빛아트에 출연료 명목으로 4300만원이 지급됐다.

ㅈ씨 무용단의 출연료는 전주판소리합창단(출연료 250만원) 등 부대행사에 출연한 나머지 19개팀에 지급된 출연료 3400만원보다 많은 금액이다. 다른 팀에는 각각 100만~400만원이 지급됐다.

문화방송 노조 쪽은 “김 사장이 전주문화방송 간부들에게 ‘행사비용을 협찬을 얻어 내려보낼 테니 본행사 이외에 올해부터는 부대행사도 하라. ㅈ씨 무용단을 부대행사에 집어넣어라’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ㅈ씨 쪽 출연료는 김 사장이 협찬을 따내 내려보낸 행사비용 2억2000만원의 약 20%에 해당하는 액수다. 노조 쪽은 “전주대사습놀이 핵심관계자가 평소 친분 있는 ㅈ씨를 통해 김 사장을 직접 만나서 대규모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ㅈ무용가가 공연한 가무악극 ‘궁’ 포스터
ㅈ무용가가 공연한 가무악극 ‘궁’ 포스터
출연료를 두고 예술계 인사들은 한결같이 “한국 무용계에서 차지하는 ㅈ씨의 위상에 비춰 터무니없이 높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음악계 인사는 “한국 음악계에서 최고 대우를 받고 있는 정명훈씨의 경우 2시간짜리 서울시향 지휘에 4200만원을 받는다. 정씨 출연료는 공연뿐 아니라 며칠간 연습과 리허설까지 포함한 금액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ㅈ씨 무용단이 출연료로 43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요무형문화재인 안숙선 명창도 국립단체 공연에서는 1~2시간 기준으로 200만~300만원, 외부공연은 500만~1000만원을 받는다.

공연계의 한 인사는 정씨 무용단의 출연규모가 대규모 측면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오케스트라를 방송출연시켜도 1000만~1500만원 수준이면 충분하다. 또 ㅈ씨 무용단이 연출한 가무악극은 전주대사습 무대를 위해 특별 제작된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이미 공연된 것이고, 단원들에게 통상 돌아가는 몫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 무용계 인사는 “ㅈ씨는 이름은 알려져 있지만, 그렇다고 초일류급의 무용가는 아니다”라며, 출연료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김 사장의 ㅈ씨에 대한 특혜지원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화방송 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은 서울과 안동에서 열린 뮤지컬 <이육사>를 ㅈ씨 기획사에 맡기라고 지시하면서 기업 협찬금 12억원 가운데 9억여원을 ㅈ씨에게 밀어주었다고 한다. 김 사장은 울산, 청주문화방송 사장, 본사 사장으로 재직하는 동안(7년간) ㅈ씨와 ㅈ씨 기획사에 20여건의 특혜를 베풀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주문화방송 쪽은 이날 해명자료를 내어 “출연료 4300만원에는 43명의 출연료, 숙박비, 식비, 장비대여 및 운송료 일체가 포함된 금액”이라며 “ㅈ씨에게 돌아간 금액은 300만원으로 확인됐다”고 특혜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도형 선임기자 aip209@hani.co.kr,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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