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여싸롱>
[토요판] 세상의 모든 영상
<잉여싸롱>, 독립영화 2편의 ‘잉여생태보고서’
http://www.hanitv.com/45056
<잉여싸롱>, 독립영화 2편의 ‘잉여생태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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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투기>와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이하 <히치하이킹>). 잉여를 전면에 내세운 두 편의 독립영화가 연말 극장가에 화제를 뿌리고 있다. 대중문화 핫이슈에 묻어가는 방송을 표방한 <잉여싸롱>(진행 서정민·이승한·김선영, 사진)이 이를 놓칠 리 없다. <잉여싸롱> 15회는 잉여에 관한 영화 2편에 애니메이션 <사이비>까지 독립영화 3편으로 밥상을 차렸다.
독립영화 3편의 “잉여생태보고서” [잉여싸롱#14]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엄태화 감독의 <잉투기>(INGtoogi).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찌질한 말싸움을 하던 ‘잉여들’이 실제 링에서 만나 격투를 벌인다는 내용이다. 이른바 ‘현피의 실사화’라는 발상부터 ‘잉여스러움’이 물씬 풍긴다. 이 문제작에 대한 진행자들의 평가는 대체로 후했다. “감독의 메시지가 어렴풋이 다가오지만, 딱 떨어지는 것은 없다. 보고 나면 뭔가 찜찜하게 남는 것이 매력인 영화.”(서정민) “규정할 수 없는 에너지, 시대적인 맥락을 생략한 인물과 배경에 대한 묘사, 그 점이 이 영화의 정체성.”(김선영) “뚜렷한 희망도 선명한 절망도 없다. 열린 결말로 해석의 여지를 남겨놓았다. 각자가 생각하는 결말과 더 많은 논의로 이어지는 것이 <잉투기>에 대한 제대로 된 응답.”(이승한)
<잉여들의 히치하이킹>(감독 이호재)은 잉여 인간 4명의 좌충우돌 유럽 여행기다. 4인방은 80만원과 카메라를 들고 숙박업소 홍보 영상을 찍어주고 무료숙식을 제공받아 1년 동안 유럽 일주를 하면서 가수를 발굴해 뮤직비디오를 찍은 뒤, 이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찍겠다는 허황된 목표를 세운다. 영화는 이 무모한 4인방이 겪은 좌절과 성공에 관한 실화다. 서정민은 “생각은 많은데 행동하지 않는 존재라고 잉여를 규정하는데, 이 영화는 무모하게 저질러버림으로써 잉여도 생산적인 쪽으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승한도 “정해진 답보다 자기 취향대로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것이, (잉여들의) 힘과 재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메시지로 읽었다.
김선영은 잉여를 키워드로 했지만 두 영화의 다름에 주목했다. “<잉투기>는 잉여들의 무력감, 패배감을 사실적으로 그리면서 희미한 존재를 인정받으려는 투쟁이다. 반면 <히치하이킹>은 ‘자발적인 잉여들’의 긍정적인 생산성을 보여준다.”
박종찬 <한겨레티브이>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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